부제; "울진이상촌비사사건"이란?
1920년대 중후반 재외독립운동기지의 군자금 조성을 위한 비사 사건으로 추정되며, 일제는 군자금 관련 죄목으로 묶어 구속하려 하였으나 해당 관련 물증과 자백을 더 이상 받아 내지 못하고 내린 면소 판결사건이다.
일제의 면소 판결은 비사에 참여한 이들의 협의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11개월의 긴 구속기간으로 인하여 찾아낸 물증으로는 더 이상 처벌할 수 없었던 이유 때문이었다.
울진이상촌비사는 1920년대 중반 재외독립운동기지의 군자금 조성에 대한 자기반성으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금의 조성을 위하여 만들어진 일명 "자금의 세탁"이었다. 만주의 민족유일당 운동이 시작되면서 긴급히 군자금이 필요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비사였다. 합법적인 거래와 계약을 통해 큰 자금을 보내며 마무리가 될 때까지 성공리에 끝난 독립운동의 군자금 조성사업은 역사의 기억 속에 지워져 있었다.
하지만 사업 종료 2년 후 영해의 이겸호(서로군정서 출신 군자금 조달책) 집에서 개인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문서가 발각되어 관련자 10명이 11개월 동안 강릉검사국에서 구속수사를 당한 사건이다.
그동안 한국독립운동사는 울진청년회를 중심으로 한 이상촌 건설을 위한 민중계몽 활동 또는 "울진이상촌무옥사건" 이라는 잘못된 평가를 받았던 사건이다. 밝혀진 죄목이 없었던 것이 아닌 일제가 찾고 싶었던 물증과 자백을 더 이상 얻지 못하여 마무리된 비사였다. 찾은 물증만으로도 구속은 가능했지만, 긴 구속기간을 형량에 산입해도 더 이상 처벌할 수 없었던 이유가 되었다.
비사에 참여한 이들은 이상촌을 건설할 마음조차 없었던 이유는 국내에서 이상촌을 건설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청송 수리 관개시설 사업이 막대한 손실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비사에 참여한 누구도 불만을 제기한 사실이 없었다. 그리고 청송 사업 이후 더 이상 이상촌 건설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을 보면 국내에서 이상촌을 건설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이 책을 통하여 울진이상촌비사사건의 동기와 과정을 찾아보면서 왜, 어떻게 하였는가를 살펴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비밀을 무덤까지 가지고 갈 수 있게 한 이유는 다음 기회로 미뤄 함께 찾아볼 과제로 남겨 두고자 한다.
울진이상촌비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면면과 자금의 규모로 보아 1920년대 중후반 한국독립운동사에 주목받을 사건이며, 숨겨진 진실을 찾아 독립을 향한 이들의 진정성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울진독립운동사가 아닌 한국독립운동사임을 주장하는 세 가지의 이유는?
1. "만주에서 각도별로 말할 때 강원도파는 울진인을 지칭하게 되는 것이다’(註; 백운선생실록)
주진수를 중심으로 한 신민회의 국권회복운동은 만흥학교와 재외독립운동기지 건설을 위한 만주 이주 시 울진인들의 의기는 서간도에서 강원도인을 부를 때 울진인을 칭할 정도로 백여호(戶)가 단체 이주할 정도로 울진인들의 나라 사랑은 전(全) 강원도를 압도했다.
2. 강원도 전역의 신간회 설립을 위해 동분서주한 울진인들의 노력은 민족의 대동단결을 도출한 중심에 울진청년회와 정진회가 있었다.(註; 동아일보 1927.6.5., 중외일보 1927.6.5.)
전(全)강원도의 신간회 설립을 위하여 강원도 7개 단체발의 및 전강원도 사회운동자대회를 주도했던 단체는 울진청년회 산하의 울진정진회였으며, 그 중심에 장식이 있었다.
3. 1941년 조직된 (울진)창유계는 남원수를 중경 임시정부에 파견하고자 한 것으로 보아 이들은 중경임정과 조직적인 관계를 맺기 위하여 노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로 보아 창유계는 민족주의적인 성향의 단체라 할 수 있다.(註: 조성운, 1998.)
울진의 창유계(暢幽契)는 1942년 5월까지 집회를 64회에 걸쳐 가졌으며, 관련자만 102명을 검거하여 무혐의로 61명을 석방하였고, 41명은 입건 구속된 사건으로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10명), 애족장(4명), 대통령 표창(1명)이 추서된 메머드급 독립운동이다.
중경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내려 했으며, 울진의 상황을 보고하려 했던 사실은 중경 임시정부와 조직적인 관계를 유지하려 했던 이유를 미뤄 짐작하면, 이 당시 보기 드문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띈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 단체였으며, 성공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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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로부터 책의 제목을 듣는 순간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이 몽롱해진 기억은 나 역시 한국인임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세상에는 하고픈 일도 많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우리가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산화한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의 숭고한 정신을 찾아 주는 일이 아닐까 한다.
성공한 독립운동은 흔적이 없다는 표현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국독립운동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눈으로 확인되는 많은 독립운동가뿐만 아니라, 책 속에 담긴 우리가 찾지 못한 숨겨진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나라 사랑의 실천으로 지금 이 땅 위에서 숨을 쉬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문만 무성하고 탈도 많은 이유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까닭이다.
글의 제목처럼 성공한 독립운동은 흔적을 찾기 어려워 사실에 대한 진위를 판단하기 매우 어려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고 지켜만 볼 수 없으며 이런 어려움을 무릎서고 찾아야 하는 일 중 하나가 숨겨진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일이며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을 통하여 저자가 전하고 싶은 사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산화한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들을 찾아 이들의 숭고한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 첫 번째이며,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알려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함이 두 번째이고,
세 번째는 책의 제목처럼 성공한 독립운동은 흔적이 없는 이유로
어쩌면 그렇게 멀지 않은 독자들의 가족 이야기일 수 있었음 알려 주는 메시지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