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자의 한마디〉
그렇다.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닐
것이다.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아주 명확하다. 바다로 나가라는 것이다. 풍랑을
만나고 침몰하는 배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계속 바다에 도전하는 것이 배의 존재 이
유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명확한 목적 의식이 있어야만,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닌 진정 항해를 할 수 있는 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도 지적하다시피 한국의 특허는 양적으로는 이미 세계 강국이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특허가 안전한 항구에 정박한 채로 그 생의 주기를 마감하고 있다. 모두가 더
아름다운 배, 더 많은 배를 건조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저자는 항상 항해 중이
었다. 뗏목에 불과하기도 했고 낡은 보트일 때도 있었으나 언제나 바다를 향해 나아
간 항해사였다.
본 저서는 그 항해일지이다. 그가 마주했던 많은 파도와 폭풍, 그리고 누구에게도 드
러낸 적 없던 작은 섬의 발견까지 그의 특허 인생이 담겨있는 항해일지이다.
감수자 한국변리사/미국변호사 이재규
〈후배님의 한생각〉
끊임없이 삶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나 스스로 묻는다.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갈 것인가,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옳은 길인가.
어릴 적부터 고민하던 질문에 대한 대답은 큰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가치와 방향은 다를 테니, 누가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디에 가치를 두고, 선택한 방향이 맞는지 계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
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서, 내 자신의 삶의 가치와 태도가 자녀들에게도 영향을 미
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의 말투, 나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하던 서너살 아이의
모습에 흐뭇해 지기도 하고 반성하게 되기도 하는 것처럼.
특허도 그렇다.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잘 성장 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처럼, 아이디
어 탄생부터 활용에 이르기까지, 특허는 창조적인 노력과 전략적인 방향성이 필요하다.
특허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 수 있지만, 등록만 되었다고 모두 활용 가능한 특허는
아니지 않은가? 나이만 먹었다고 성숙한 어른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특허도 마찬가지이다. 빨리 등록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막상 쓸모 없이 등록료만 내는 특허가 얼마나 많은지 다
시 생각해 봐야 한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나무만 볼 것이 아니라, 숲을 봐야 한다.
활용성 측면에서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그 방향성을 가진 특허를 만들 필요가 있다.
특허와 사람, 참 많은 것이 닮았구나. 좋은 특허란 무엇이며,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책임연구원 이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