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농장 동물들에게 배우는 더 나은 삶을 위한 가치
《샬롯의 거미줄》이 오랜 시간 수많은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명의 순환, 진정한 우정 등 우리의 삶에 필요한 중요한 가치를 뚜렷한 개성을 가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생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물과 동물 사이에 감정, 움직임의 묘사에 공정한 무게를 두고 있다. 동물들의 말을 알아듣는 펀이 야단스러운 아이로 여겨지지 않는 것도(보통 아이들 같지 않다며 엄마가 걱정을 하기는 하지만), 거미가 쥐의 도움으로 거미줄에 글자를 새기는 것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라 ‘신비로운’ 자연의 힘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작가의 섬세한 의도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현실과 환상의 간극을 자유롭게 옮겨 다니며 자라는 어린이들을 아주 잘 이해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기도 하다.
ㆍ 편견을 넘어선 윌버와 샬롯의 빛나는 우정
《샬롯의 거미줄》은 작은 시골 농장에서 태어난 아기 돼지 윌버와 거미 샬롯을 비롯한 동물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이다. 거대한 스케일도, 기상천외한 모험도 없는 이 이야기가 수많은 독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일컬어지는 이유는 돼지는 더럽다는, 거미는 징그럽다는 편견을 넘어서 주인공 윌버와 샬롯이 그 누구보다 값진 우정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작은 무녀리 돼지로 태어나, 보잘것없고 더러운 존재라고 무시당하던 돼지 윌버와 잔인하고 피에 굶주려 보이는 거미 샬롯은 친구가 된다. 샬롯은 크리스마스 햄이 될 위기에 처한 윌버를 구하기 위해 ‘근사한 돼지’, ‘눈부신 돼지’, ‘겸허하기까지 한 돼지’로 윌버를 새롭게 명명한다. 윌버는 그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또한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배워 간다.
“왜 나에게 그렇게 잘해 주었니? 난 그럴 만한 자격이 없는데. 난 너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게 없어.”
(...) “넌 내 친구였어.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일이야.(...)” _본문 중에서
아무런 편견 없이 외로운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주고, 친구이기 때문에 그를 이해하려 애쓰고,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친구를 도와주는 것. 윌버와 샬롯의 우정은 각박한 현실을 살고 있는 모든 현대인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다.
ㆍ 엘윈 브룩스 화이트와 가스 윌리엄즈, 거장들의 만남!
미국의 전설적인 수필가로도 유명한 엘윈 브룩스 화이트는 쉽고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체를 자랑한다. 《샬롯의 거미줄》에서도 화이트의 문장은 쉽고도 시적이며, 계절의 변화와 음식의 냄새, 맛 등을 묘사하는 감각적인 표현들로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또한, 가스 윌리엄즈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펜화는 캐릭터들의 개성 있고 재기발랄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렇듯 두 거장은 서로의 강점을 되살려, 그 어떤 작품보다도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으며, 이는 《샬롯의 거미줄》이 현대의 고전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ㆍ 새롭게 선보이는 아름다운 표지와 장정
원작 출간 7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샬롯의 거미줄》 특별판은 새로운 장정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패브릭 양장 제본과 아름다운 표지의 장정을 보면 누구나 소장하고 싶은 책이라는 데 이의를 달기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가벼우면서도 섬세한 인쇄가 가능한 용지를 사용하여, 가독성을 높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