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에서 돼지까지, 십이지 열두 동물이 나타내는 상징과 비유
십이지는 동아시아의 역법(曆法)에서 사용되는 간지(干支)에서 뒤쪽에 붙는 열두 가지이면서, 고대 천문학에서 일 년의 열두 달을 표기하기 위해 만든 별자리 단위를 의미한다. 우리에게는 자(子)ㆍ축(丑)ㆍ인(寅)ㆍ묘(卯)ㆍ진(辰)ㆍ사(巳)ㆍ오(午)ㆍ미(未)ㆍ신(申)ㆍ유(酉)ㆍ술(戌)ㆍ해(亥)로 이어지는 해[年]와 달[月], 날[日]의 단위로 익숙하며, 뭐니 뭐니 해도 각 해를 상징하는 열두 가지 ‘띠’로 인식하고 있다.
이 책은 십이지의 첫째 동물 ‘쥐’에서부터 마지막 동물 ‘돼지’까지, 각 동물을 나타내는 한자를 먼저 보여준다. 이 동물들이 동아시아의 생활에서 매우 중요했던 만큼, 원숭이를 가리키는 猴 자 말고는 상형자인 갑골문에서부터 각 동물을 가리키는 한자가 있었다. 여기서는 그 한자들이 금문, 소전체 등을 거쳐 해서로 정돈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열두 동물을 내세우는 12개의 장에서는 한중일 삼국에서 해당 동물을 가리키는 한자 어휘와 각국의 고유어를 비롯해 과거 사자성어나 속담, 현대에 새로 생긴 신조어까지 소개하며 문자를 공유하는 동아시아 각국에서 동물의 상징과 비유는 어떻게 공유되는지, 서로 차이를 보이는 표현들은 어떻게 다른 역사와 문화를 드러내는지 비교한다. 또한, 십이지라는 개념이 없는 서양에서 이 열두 동물은 동아시아에서와는 어떻게 다른 상징과 표현으로 드러나는지, 그 배경이 되는 신화와 종교는 무엇인지, 각 동물과 관련된 관용 표현은 어떤 역사와 연관돼 있는지 알려준다.
동아시아 문화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십이지 동물과 관련된 한중일, 그리고 서양의 다양한 어휘와 재미있는 비유를 담은 표현들은 우리의 언어생활을 풍부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소소한 역사를 읽는 흥미까지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