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위기의 최전선,
라틴아메리카의 생태와 불평등에 대한 다학제적 분석
조영현은 제1장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 레오나르도 보프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각을 중심으로」에서 라틴아메리카 출신의 대표적인 종교인인 레오나르도 보프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각에서 기후위기와 불평등 문제를 다룬다. 저자는, 기후변화가 모든 계층과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약소국에 가장 큰 타격을 입힌다는 점에 주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보프와 프란치스코 교황은 빈곤과 불평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생태 문제의 해결도 요원하다는 입장을 취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참된 생태론적 접근은 언제나 사회적 접근으로 전개되어야 함을 피력한다.
윤춘식은 제2장 「안데스 중부 호수 티티카카의 생태학으로 본 두 부족민의 불평등」에서 라틴아메리카 문학 작품의 배경과 내용에 담긴 생태적 불평등을 고찰한다. 특히 저자는 남아메리카 중부권 안데스 산맥을 중심으로 지구온난화와 생태학을 크게 두 개의 영역(안데스 중부권 산맥의 만년설과 빙하가 사라져 가고 있는 ‘빙하의 눈물’과 그 중앙에 위치한 티티카카 호수의 오염)으로 나눠 접근한다. 저자는 이 지역의 두 원주민 부족이 겪는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안데스 공동체’의 정치적 노력과 생태계 문화 복원의 플랜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은미는 제3장 「브라질의 불평등, 생태교육학, 전환마을 운동」에서 브라질의 생태교육학이라는 교육 담론과 전환도시/전환마을 운동을 통해 환경·생태적 위협에 노출된 피해자와 피해 지역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해 새롭게 접근해 볼 것을 제안한다. 저자는 빈곤, 불평등 문제의 해결에 있어 전에는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었다면 지금은 시민의 주체적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때 전환마을/전환도시 운동은 불평등과 불균형 문제의 당사자인 시민들이 공동체 단위로 일상에서부터 가능한 변화들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시도들이라고 주장한다.
임수진은 제4장 「라틴아메리카의 환경 불평등: 칠레와 페루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지구화 과정에서 심화된 국가 간의 생태ㆍ환경 불평등을 다룬다. 특히 저자는 칠레와 페루 사례에 주목하여, 개발도상국 지위의 두 국가가 경험한 불평등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내적·지구적 협력 과정을 고찰한다. 또한, 저자는 생태 환경을 위한 협력 과정에서 다양한 행위자들의 다층적 참여가 주는 의미를 통해 지구적 불평등 해결을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한희진은 제5장 「기후변화와 쿠바: 회복탄력성을 위한 대내외적 대응과 제약」에서 기후변화와 기후 부정의에 직면해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한 쿠바의 대내외 대응정책과 방안을 살펴본다. 이를 위해 저자는 기후변화가 쿠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 왔으며 쿠바 정부가 기후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해 어떠한 정책과 방안들을 도입해 왔는지 알아본다. 저자에 따르면, 쿠바 사례는 경제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제약에 직면해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이 어떻게 비교적 성공적인 기후 대응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제시함으로써 유사한 환경의 다른 개발도상국들에게도 함의를 제공한다.
이태혁은 제6장 「기후 불평등과 강제 이주 그리고 온두라스」에서 “기후변화는 평등하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영향은 평등하지 않다”라는 논점으로 온두라스의 카라반 이주 행렬 현상을 분석한다. 저자는 특히 기후변화와 (강제) 이주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기후변화에 따른 다층적 차원의 ‘변화’를 고찰하며 북중미, 그중에서도 온두라스발 대탈출을 조명했다. 그리하여 저자는 빈곤 등의 사회ㆍ경제의 구조적 불평등이 기후변화와 결부되면 기후 난민이 발생함을 주장한다. 나아가, 저자는 농업에 기댄 온두라스의 산업 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온두라스의 특정한 조건이 기후변화의 취약 정도와 맺는 관계를 파악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전 지구적 맥락에서 발생하고 있는 생태 위기, 특히 기후변화 등으로 확연히 목도되고 있는 일련의 도전적 문제에 대해 라틴아메리카의 ‘콘텍스트(맥락)’를 ‘텍스트화(글로 표현)’하며 다양한 불평등의 양상을 조망하고 있다. 특히 생태와 불평등이라는 인류가 직면한 엄중한 과제를 다학제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라틴아메리카 생태와 불평등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개별 국가 사례를 통해 연대를 통한 평등과 공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생태 위기와 불평등에 맞서 라틴아메리카적 가치를 탐색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인식 지평의 확대를 위한 장(場)이 될 것이다.
본 총서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의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은 글로벌 체제 속 내재화된 일련의 주요 이슈를 학문적 통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중남미지역원은 〈라틴아메리카 평등과 불평등의 변증법〉이라는 HK+ 사업의 선도연구를 통해 라틴아메리카의 불평등한 현실을 전 지구적 맥락 가운데서 다층적으로 분석하며 ‘라틴아메리카적’ 사유를 ‘공유재’화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평등과 불평등이라는 화두를 바탕으로 라틴아메리카의 인종, 이주, 종교, 젠더, 개발과 환경 등 다양한 주제 영역을 총서로 엮는 작업을 해왔다. 이 책은 그 연구 성과의 일부를 일반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쉽게 풀어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