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 탐정 칼레 출동!
“탐정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겠어.”
칼레의 소원은 명탐정이 되는 것이다. 단서 찾기, 지문 채취, 낯선 사람 메모하기 등 탐정 연습도 정말 열심히 한다. 하지만 칼레가 사는 작은 시골 마을은 제대로 된 도둑 사건 하나 없이 너무나 조용하다. 이대로 칼레의 꿈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그러던 어느 날, 여름 방학을 신나게 보낼 생각으로 마냥 들떠 있는 칼레, 안데르스, 에바로타 앞에 낯선 사람이 나타난다. 에바로타의 친척인 에이나르 아저씨. 명탐정을 꿈꾸는 칼레의 예리한 눈에 이 아저씨는 어딘가 수상쩍다. 어떤 자물쇠든 딸 수 있다는 곁쇠를 가지고 다니고, 필요하지도 않은 손전등을 사고, 게다가 밤에 몰래 집을 빠져나가기까지…….
이런 게 수상한 게 아니라면 대체 뭐가 수상하다는 말인가?
칼레의 촉각이 곤두서고 드디어 치밀한 조사와 아슬아슬한 추적이 시작된다.
수상한 사람, 흥미로운 단서.
조심스럽게 증거를 확보해!
탐정이 될 수 없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칼레. 왜, 어째서? 조금이라도 이상해 보이는 모든 것에 질문을 멈추지 않는 칼레.
칼레는 여느 탐정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파이프 담배를 물고 멋지게 코트 자락을 휘날리는 아저씨가 아니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맨발로 온 동네를 싸돌아다니며 전쟁놀이에 열중하는 열세 살 소년이다. 단짝 친구인 안데르스와 에바로타 역시 대충 부모님의 심부름을 해치우고 얼른 나가 놀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한 아이들일 뿐이다.
하지만 어리다고 칼레를 우습게 여기는 건 금물! 칼레는 다른 사람이 아무 눈치도 못 챌 때 혼자 증거를 수집하고 기록하며 절대 방심하지 않는다.(범인들은 바로 그런 순간을 노리니까!) 이번 사건도 칼레가 한시도 탐정의 임무를 게을리하지 않았기에, 경찰은 전혀 실마리도 찾지 못한 보석 도둑을 잡은 게 아닌가. 세상에서 가장 씩씩하고 용맹한 흰 장미군 두 친구와 함께.
린드그렌의 어린이 추리 소설 ‘소년 탐정 칼레’ 시리즈는 칼레와 안데르스와 에바로타, 삼총사가 집단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또래 집단 속에서 모험을 펼치며 사건을 해결하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시리즈 첫 권 《초대하지 않은 손님》은 명탐정을 열망하는 칼레가 아무 일도 생길 것 같지 않던 동네에서 순전히 예리한 관찰로 사건을 감지해 추리해 나가며 해결하는 과정을 두근두근 긴장감 넘치게 그리고 있다. 셜록 홈스나 뤼팽 같은 전문 탐정이 냉정하고 치밀하게 사건을 풀어 나가는 것과는 다른 소년 탐정의 활동이 다소 어설퍼 보일 수 있지만, 린드그렌 특유의 유쾌하고 생생한 묘사는 독자를 마법처럼 모험의 세계로 끌어당긴다. 놀이를 하다가 탐정 활동에 동참하고 추리를 하다가 놀이의 세계로 뛰어드는, 그야말로 흥분되고 떨리는 짜릿한 모험과 놀이의 세계로 독자 역시 몸을 던지게 한다. 한밤중에 낯선 사내의 방에서 쿵쾅대는 심장 소리를, 찾는 이 없는 옛 성의 지하 감옥에서 외치는 절박한 고함 소리를 이렇게 실감 나게 느낄 수 있을까?
칼레가 에이나르 아저씨가 협박당하는 광경을 목격했을 때, 평소 단련된 스파이 활동이 없었다면 무사히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을까? 치열한 장미 전쟁을 치르면서 생긴 완벽한 호흡, 척하면 알아채는 감각, 수없이 쌓인 전투의 경험은 아이들의 놀이와 탐정 활동을 긴밀히 연결해 주는 힘이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범죄 묘사나 논리적인 추리보다 칼레와 친구들이 겪는, 가슴을 뛰게 하고 빠져들게 하는 모험 그 자체이다!
린드그렌 시대보다 어린이들이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더욱 제한된 오늘날,
날마다 놀이와 모험을 하며 살아가는 칼레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더욱 큰 의미로 다가갈 것 같다. __햇살과나무꾼
‘놀이의 세계’를 빼앗긴 수많은 현대 아이들에게 가슴에 깃든 모험과 추리를 일깨우며 ‘어린이다운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간접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소년 탐정 칼레’ 시리즈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해지는 고전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