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이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이 어떤 원리로 훈민정음을 만들었는지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궁상각치우: 훈민정음을 연주하다』에서 작가 강상범은 훈민정음의 제자원리를 "소리"로 꼽았다.
“궁상각치우! 이놈을 풀어야 한다.”
「二 황종율관」과 「三 신하의 나라」에서는 세종대왕이 황종율관 제작에 관심 많던 박연을 통해 조선의 황종율관을 제작하는 모습을 그렸다. 황종율관 제작과 이로 만들어진 편경의 시연까지 본 세종은 율려신서에 나오는 중국 음계 "궁상각치우"에 의문을 갖는다. 이것은 훈민정음의 비밀을 풀어내는 코드가 된다.
평소 과학과 음악에 호기심 많던 세종대왕에 대한 묘사를 읽다 보면, 마치 세종대왕의 옆에서 "궁상각치우"를 궁금해하며 골똘히 연구하는 작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짐이 생각하는 글자는 세상의 말들을 오롯이 담아 내는 것이다. 백성을 위한, 조선을 위한, 후대를 위한 글자가 될 것이다.”
작가는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 외에도 주안, 윤나강, 왕여, 신미대사, 이수 등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다양한 계층과 함께 모여 훈민정음을 만드는 모습을 그렸다. 또한, 소리를 표현하는 글자의 제자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우리 조상의 말을 담은 향악과 이 향악을 연주하는 거문고의 소리를 이용했다.
『궁상각치우: 훈민정음을 연주하다』를 읽다 보면, 조선의 음악에서 조선의 글자가 보이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 백성들을 생각하는 세종대왕의 마음을 표현한 작가의 세심한 문장들은 우리에게 애민의 감동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