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 후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와 함께한 책들
《우리 시대의 스테디셀러》
해방 후 반세기 이상 건너오면서 1945년 45개에 불과했던 출판사 수가 2000년대 후반 3만6,000개로, 매출액은 3조6,000억 원에 이르는 등 급속하게 성장하며 출판대국에 올라섰다. 1970년 종로서적이 매장을 확장한 데 이어 1980년대 초반 교보문고를 시작으로 초대형 서점들이 속속 자리 잡으며 서점 시대를 열었고, 인터넷서점과 전자책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이 되었다. 책은 전쟁으로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으며, 교양의 시대를 열어주었다. 경직된 체제의 부조리함을 웅변하고 산업화에 따른 부작용을 고발한 것 역시 책이었다. 외환위기 이후 자기관리의 주요 대상 역시 책이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책은 유행의 일종이거나 읽고 버리는 소비재가 아니라 시대와 사회를 변모시키고 올바르게 인도했다. 이 중에는 한때 큰 인기를 얻었지만 흐름에 밀려난 책이 있는가 하면 오랜 기간 읽히고 다음 세대에 전수되는 책도 있다. 《우리 시대의 스테디셀러》는 1945년 해방 후부터 2000년대까지 출간된 국내 단행본들 중 스테디셀러를 출간일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이 책을 통해 해방 후 우리나라 출판계와 출판산업의 역사를 이해하고 책의 가치를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아가 시대는 어떻게 책으로 표현되며, 책은 어떻게 시대를 선도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잘 팔리는 책, 인기 있는 책
오랫동안 꾸준히 읽히는 책
한 사람에서 모두의 이야기가 된 책
책은 당대 출판 소비자와 사회 구성원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발행되는 동시에 그들의 정서와 심리를 자극하고 부추긴다. 출판 소비자들은 이를 자신의 필요에 따라 취사선택하고 자기화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단기간에 반응을 얻는 책이 있는 반면 출간 당시에는 큰 호응은 얻지 못하더라도 이후 오랜 기간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구성원들의 각성과 혁신을 도모한 책들도 있다.
흔히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책을 베스트셀러라고 부른다. 베스트셀러는 한정된 기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대중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출판사의 판매에 크게 기여한 책을 지칭한다.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팔린 수효가 100만이 넘는 책은 밀리언셀러, 1년 이상 베스트셀러 순위에 지속적으로 집계되는 책은 롱셀러라고 말한다.
한정된 기간의 판매 집계로만 호응도를 분석하는 한계를 지닌 베스트셀러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테디셀러가 등장했다. 《우리 시대의 스테디셀러》는 ‘오랜 기간 꾸준히 읽히는 책’인 스테디셀러를 살펴본다. 필자는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오랫동안 꾸준히 읽히는 책은 무엇이 있고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는지 궁금했다. 특히 ‘오랫동안 읽히는 책’들을 시대별로 정리하고 살펴보았고, 이를 《우리 시대의 스테디셀러》로 한데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