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과론적 사유에서 상관론적 사유로
- 최신 양자역학과 동양철학을 통해 현대사회의 활로와 개인의 행복을 모색하다
오직 인간만이 신으로부터 선택을 받았으며 유일무이하게 우월하다는 생각에 젖어 있어 후손에게 빌려 쓰고 있는 이 지구를 마음껏 훼철(毁撤)하고 있다. 인간은 결코 홀로일 수 없기에 그 대상인 세상 만물의 양의(兩儀) 원리인 상대성, 상보성, 일원성의 대대법적(待對法的) 원리를 깨달아 배타적, 이기적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자연 파괴는 인간의 우월성을 전제로 한 일원론적, 인과론적 사유의 대표적인 폐해다. 그에 반해 동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우주의 각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결되어 있다는 상관론적 사유가 있었다. 오랫동안 서구에 의해 비과학적이라고 매도당했으나 양자역학과 같은 최신 과학이론에서 상관론적 사유가 사실임을 입증하는 성과들이 속속 발표됨에 따라 동양사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양자역학과 동양철학 그리고 나’는 최신 양자역학과 주역, 장자와 같은 동양사상의 연관성을 고찰하고, 이를 토대로 현대사회와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조망하는 책이다. 화학공학과, 경영학과 출신으로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닐스 보어가 주역에서 영감을 얻어 상보성의 원리를 고안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양자역학과 동양사상의 관계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양자역학과 동양사상은 접근법이나 학문체계가 다를 뿐, 기본적으로 우주 탄생과 존재 및 운동 법칙 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책에서는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 막스 보른 등의 과학자들의 이론과 여기에 상응하는 장자, 주역 등의 동양사상을 비교분석한다. 주역의 육효(六爻)와 ‘양자 얽힘의 원리’, 장자 제물론과 ‘상보성’ 개념, 같은 사주의 쌍둥이라도 각 개체마다 독립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작용하는 기와 막스 보른의 ‘확률밀도’ 등 생각보다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책과 이론들은 하나로 귀결된다. ‘너’와 ‘나’가 타자(他者)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가 서로 독립된 별개의 개체가 아니라 촘촘한 그물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그물코와 같은 존재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세계 각지의 분쟁도,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 파괴도 보다 범우주적인 시선에서 직시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