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온도계를 올리려고 꼼수를 써도 될까?
미미의 반 아이들은 지각도 잘하고, 준비물도 제대로 안 챙겨 오고, 교장 선생님에게 야단도 자주 맞는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들이 모두 규칙을 잘 지키고 지각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칭찬 온도계를 만든다. 칭찬 온도계는 반 아이들 모두 0도에서 시작해서, 규칙을 잘 지켜 칭찬을 받으면 10도씩 올라가고, 반대로 규칙을 어기면 영하로 10도씩 내려가는데, 선생님은 한 달 안에 100도에 도달하는 사람에게는 특별 소원을 들어주기로 약속한다.
학급 회장인 로하는 어떻게든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행동을 해서 온도를 올리려고 한다. 일부러 선생님 앞에서 쓰레기를 줍거나, 사회 시간에 사용할 발표자료를 엄마에게 몰래 가져다 달라고 하기도 한다. 칭찬 온도계를 제일 먼저 100도에 올리고 싶은 것은 미미도 마찬가지다. 로하의 행동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로하를 따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반면에 느림보라는 별명을 가진 기준이는 온도계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아이들에게 비웃음을 받아도 그냥 웃고,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주운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짐이 가득 담긴 할아버지의 리어카를 몰래 밀고, 운동장에 죽어 있는 참새를 묻어주느라 수업시간에도 늦는다. 그러다 보니 칭찬 온도계는 점점 영하로 내려가고, 아이들은 그런 기준이를 왕얼음이라고 놀린다. 미미는 그런 기준이를 이해할 수 없고 볼 때마다 답답하다.
그렇게 한 달이 다 되어가던 어느 날 미미네 반 아이들은 학교 앞 쓰레기 줍기에 나선다. 미미는 어떻게든 쓰레기를 많이 주우려고 부피가 큰 것만 고른다. 그런데 기준이는 길고양이가 먹으면 안 된다면서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부피가 작은 비비탄 총알을 줍고 있다. 미미는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하지만 1등이 너무 하고 싶었던 미미는 결국 벤치 위에 놓여 있던 누군가의 쓰레기 봉투 속 쓰레기를 몰래 자신의 봉지에 옮겨 담는다. 그런데 거기서 비비탄 총알이 떨어지면서 그 봉투가 기준이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된다.
다음날 미미는 마침내 칭찬 온도계가 100도에 오르고, 선생님에게 특별 소원을 말할 수 있는 상을 받는다. 하지만 고민하던 미미는 자신의 소원이 ‘칭찬 온도계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봄마중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개나리문고〉 시리즈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문해력을 길러 주는 창작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