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의 비밀을 풀어가는 마음 탐사기
정신병동의 실화를 재구성한 심리 드라마
극심한 조울증이 있어 스스로 입원한 첼리스트 허빙. 아름다운 나르시시스트 허빙은 거울 앞에서 자기를 바라보며 연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러나 비가 쏟아지던 어느 날, 허빙은 심취한 채 첼로를 연주하다 느닷없이 활을 치켜들고 제 가슴을 찌르려 한다. 자기애로 똘똘 뭉친 허빙은 왜 갑자기 자신을 죽이려고 한 걸까?
활기차고 명민한 고등학생 팡위치. 어느 날 팡위치에게 우울하고 내성적인 보조인격 팡위커가 생긴다. 의사는 대학 입학시험을 앞두고 극심한 압박감으로 인해 생긴 증상이라고 진단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바로 팡위치에게 어렸을 때의 기억이 없다는 점. 도대체 왜 팡위치는 어린 시절의 기억이 없는 걸까? 이 기억상실도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인 걸까?
정신병원의 오지랖 넓은 열혈 인턴 의사 무거는 어느 환자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환자들에게 왜 이런 정신질환이 생겼을까? 이 환자는 무엇이 두려운 걸까? 무거는 놀라운 공감력과 추리력으로 환자들의 어두운 내면 깊숙이 들어가 트라우마의 비밀을 찾아간다.
“대학원 시절 인턴으로 일한 정신병원에는 제 상상과는 다른 환자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그들은 극단적이고 허황된 행동을 하지도 않았고,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습니다. 어떤 환자들은 오히려 제 마음을 보살펴주기까지 했습니다. … 정신병원에서 얻은 가장 큰 가르침은 ‘듣기’였습니다. 환자를 이상하고 특이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오롯한 한 사람으로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 책이 환자들의 진실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길 바랍니다.” _ 작가의 말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성인 중 1/4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다. 하지만 정신장애를 진단받은 사람들 중에서 평생에 한 번이라도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12.1%에 불과했다. 자신의 정신질환을 밝히는 이들도 많아지고, 정신병원의 문턱도 과거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정신질환은 위험하다는 사회적 낙인이 작동해 진단과 치료를 기피하게 만든다.
《악몽과 망상》의 저자 무거도 정신병원에서 일하기 전에는 정신질환 환자들이 극단적이고 허황될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면서 이들이 병원 밖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아 정신질환 환자들의 발병과 치료 과정을 미스터리, 추리, 심리 소설로 창조했다. 《악몽과 망상》의 저자이자 주인공인 ‘무거’는 정신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치료 과정에 함께한다. 우울증, 조울증, 식이장애, 다중인격, 조현병 등등 정신질환 환자들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질환과 함께, 혹은 질환을 치유하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