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일본은 한국인의 해외 여행지 1순위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리적 위치가 가깝고, 엔저 시대가 이어져 경비가 싸지는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도쿄는 일본의 수도로 하코네, 에노시마, 가마쿠라 등 도심 속 관광지를 향해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장소 중 일부는 유명 관광지와 겹치는 곳도 있지만, 절반은 일반 주택가 사이의 음식점이나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공원, 카페 등이다. 관광객은 쉽게 찾아가지 않을 법한 장소를 왜 저자는 소개하고자 할까.
이는 모두 특정 만화나 애니메이션 작품에 주인공들이 만나는 배경이 된 장소, 식사했던 장소, 추억이 담긴 장소와 같이 어떤 형태로든 등장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품의 실제 배경이 된 장소를 찾는 것을 성지순례라고 부른다.
저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매니아를 위해 성지순례 가이드를 준비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최신 애니메이션부터 저자와 비슷한 나잇대가 지금도 추억을 곱씹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 수 있는 만화까지. 모두 도쿄 지역 근방이라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곳으로 엄선하여 주소, 영업시간, 휴일, 역에서 걸리는 시간까지 상세하게 저술했다. 또 에세이 형식을 띠어 저자의 발자국을 따라 가장 효율적인 루트와 주의할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비록 우리가 만화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지만, 실제 배경이 된 장소를 방문하고 같은 식사 메뉴를 먹어 보는 것으로 해당 작품을 감상할 때 느꼈던 웃음과 감동까지 돌이켜 볼 수 있는 것이 성지순례의 묘미다. 단순한 여행만으로는 아쉽다고 느껴진다면, 좋아하는 작품의 배경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