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함께 놀 때 쑥쑥 자란다.’는 성장의 본질을 유쾌하고 찡하게 얘기하는 보석 같은 동화
『내 친구 아병호』는 1970년대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최우근 작가의 자전적 동화입니다. 주인공 호진이와 병호, 그리고 친구들은 숲에 가서 열매를 따서 먹고, 소독차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술래잡기 놀이를 하고,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 서리를 하기도 하고, 개천에서 물고기 잡기도 합니다.
지금도 학교나 동네 풍경만 달라졌을 뿐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다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친구들과 실컷 재미있게 놀 수 있을지 궁리하는 모습은 아주 똑같습니다.
호진이는 병호와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성장합니다.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세상을 관찰하고, 경험하고, 느낍니다. 어른들이 말로 가르쳐 줄 수 없는 것들을 아이들은 어울려 놀면서 서로에게 가르쳐 줍니다. 『내 친구 아병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성장의 본질을 깨닫게 해 주는 보석 같은 동화입니다.
이 시대 어른과 아이들을 자연스레 이어 줄 따뜻하고 웃긴 세대 공감 동화
아이들이 갖는 당연하고 보편적인 궁금증 중 하나는 ‘우리 아빠(엄마)도 아이였던 적이 있을까?’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선 부모란 자신이 태어난 순간부터 어른이었으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질문이지요. 이 당연한 궁금증을 어른은 짐작도 못할 때가 많습니다. 마냥 서툴고 놀기 바빴던 어린 시절을 아이들 앞에선 숨기려고 전전긍긍합니다. 혹시나 자기처럼 내 아이도 놀기만 할까 봐서이지요. 그러나, 그런 어른의 태도가 소통의 단절, 세대 갈등의 출발점은 아닐까요? 기발하고 색다른 이야기로 정평 난 최우근 작가의 첫 동화 『내 친구 아병호』는 이 시대 아이들에게 아빠의 어린 시절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와 신선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 감동은 세대 간 공감의 폭을 깊고 넓게 해 줄 것입니다.
이승범 작가의 그림으로 더욱 재밌어진 개정판 『내 친구 아병호』
큰 똥으로 숲속 친구들 코를 납작하게 해 주고픈 야망을 지닌 개미 이야기 『굴러 굴러』 와 반려 곤충과의 진한 우정을 재미나게 풀어낸 『내 친구 거미』 등으로 기발하고 유쾌
한 그림책을 선보여 온 이승범 작가가 『내 친구 아병호』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1970년대 동네 풍경과 아이들의 모습을 리얼하면서도 색다른 스타일로 그려낸 삽화들은 어린이 독자들을 지금 존재하는 듯한 어딘가로 쑥 데려갑니다.
따뜻하고 익살스런 이야기와 그림이 어우러져 『내 친구 아병호』속 세상은 먼 과거의 화석화된 시공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들 마음속에 살아 움직이는 세계로 거듭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