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고자 하는 선생님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
교육 관련 정책입안자와 교육행정 분야 전문가가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
아이에게 ‘생각 좀 해’라는 말은 안 하고 싶은 부모라면 읽어볼 만한 책.
하나를 가르치면 딱 하나도 겨우 아는 아이가 있다면, 하나를 보기만 해도 열을 아는 아이가 있다. 스스로 열을 터득하는 능력은 타고난 것일까? 『생각이 보이는 교실』은 그 능력의 비밀을 파헤친다. 한 마디로 ‘스스로 생각하는 힘’.
그런데 생각이 우연하게, 무의식적으로, 비계획적으로 일어난다면, 생각하는 방법은 가르칠 수 없는 것일까? 주어진 지식을 따라 읽고, 받아 적고, 외워 보다가 자연스럽게 생각도 하게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걸까? 아니면 아이의 옆에 앉아 ‘생각 좀 하면서 해!’하며 머리를 쥐어박아야 하는 일일까? 『생각이 보이는 교실』은 온전히 ‘생각하기’를 가르치는 일에 집중하는 교실은 암기만을 반복하는 교실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생각해보자.
‘생각한다’는 게 대체 뭔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탐구해야 한다. 이 책의 1부 사고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 그 문제를 다룬다. 저자들은 생각을 잘게 쪼개어 생각의 종류를 분류한다. 예를 들어 학교 교실에서 하는 사고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해하기’라고 한다면 무언가를 이해하는 과정에 당연히 수반되는 사고 활동에는 대상을 자세하게 관찰하기, 근거를 들어 설명하거나 해석하기, 알고 있는 사실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추론하기, 서로 다른 것들 사이의 연관성 찾기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의 과정을 잘게 나누고, 범주화하면 사고를 가르치기는 한결 쉬워진다. ‘프로젝트 제로’ 연구팀은 교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사고 활동의 유형을 목록화하고, 세분화한 사고 활동 두세 가지를 연결하여 ‘사고 루틴’으로 만들었다. 학생들의 사고 활동을 촉진하고 확장하는 21가지 도구이자 수단들이다. 이렇게 제시된 사고 루틴의 특징은 생각의 과정을 세분화하여 말이나 글 또는 그림으로 표현하여 사고의 과정과 전략을 보두가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사고 루틴을 통해 수업의 초점은 보다 ‘생각하기’에 맞춰진다.
생각이 눈에 보이면 무엇이 달라질까?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21가지 사고 루틴
사고 루틴을 통해 교실에서 생각을 가시화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첫째, 선생님은 아이들이 무엇을 이해했는지,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이 언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지 판단할 수 있고, 아이들이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게 유도할 수 있다. 둘째, 아이들은 선생님의 시범을 보면서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깨우친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모방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하고, 이 모델은 해당 과목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습관과 사고 성향을 계발해 준다. 셋째, 아이들은 사고 과정과 전략을 파악함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메타적으로 인지하는 능력도 획득하게 된다. 자신의 생각을 객관화하여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나아가 생각을 심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까지 기를 수 있다.
이 책의 2부는 아이들의 교실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된 스물한 가지 사고 루틴을 사용하는 방법과 활용 사례를 보여준다. 아주 가벼운 수준에서 지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탐구하기 위한 루틴, 여러 가지 생각을 종합하고 체계화하는 루틴, 나아가 생각을 더욱 발전하고 심화하기 위한 루틴까지 지금 당장 실천해볼 수 있는 매뉴얼과 조언을 담았다. 3부에서는 교육자로서 저자들의 사명을 담아 사고 루틴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까지 시행착오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 시행착오가 교실에서 사고 루틴을 사용하고자 하는 선생님들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사고 루틴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루틴을 소개하는 장마다 구체적인 사례를 담고 있지만, 아이들의 ‘생각에 관한 생각’의 변화는 다른 측면에서 사고 루틴의 효과를 보여준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무렵 ‘생각’에 대한 아이들의 응답은 정서적이거나 연상적인 응답에 머물렀다. 그러나 사고 루틴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응답하기 시작했다. “의미 찾아내기, 이해하기, 문제 해결하기, 의사 결정하기” 등 생각의 목표를 범주화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과정에 관한 답변을 제시했다. 이 응답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지적인 활동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생각이 눈에 보이면 어디든 교실이 된다
이 책에 소개된 스물한 가지 사고 루틴을 반드시 학교 교실에서만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곳곳의 미술관과 박물관에서는 이미 이 루틴이 사용되고 있다. 어떤 루틴은 책상 앞에 앉아서 해야겠지만, 또 어떤 루틴은 여행을 떠나는 차 안에서 시도해 볼 수 있고, 가족들이 둘러앉은 식탁에서 시도해 볼 수도 있다.
저자들은 사고 루틴에 익숙해지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습관을 갖게 사고 성향을 발전시키게 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생각을 눈에 보이게 하는 공간은 반드시 교실로 국한될 필요가 없다. 생각을 존중하고 장려하는 ‘사고 문화’는 어디에서나 만들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