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유방암, 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저자 강진경의 육아 에세이이자 가족 에세이다. 저자는 서른 여덟,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린다. 난임이라는 긴 터널을 뚫고 힘들게 얻은 아이는 겨우 네 살이었고, 남편은 혼자 살기엔 너무 젊었고, 부모님보다 먼저 가는 건 너무 큰 불효였다. 청춘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시험 공부에 다 바치고서야 꿈꾸던 국어교사가 되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울지 않으려 버티지만 그 마음을 결국 무너뜨리는 건 남겨질 네 살 딸아이에 대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너진 그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하나뿐인 네 살 딸아이가 된다.
저자는 죽음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달라진 세상에서 글쓰기가 가진 치유의 힘을 믿으며, 아이와의 소중한 매일의 대화를 기록한다. 아이의 보석같은 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스마트폰 메모장과 녹음 기능을 이용해 가면서 부지런히 기록하고 꾸준히 글을 쓴다. 아이의 말은 씨줄이 되고, 엄마의 글은 날줄이 되어 가족의 아픔을 포근하게 감싸는 담요가 되고, 엄마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이 책에는 아이의 세계와 모성의 세계가 교차하며 만들어 낸 고귀하고 감동적인 세계가 담겨 있다. 저자는 “모성이 본능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사랑만큼 강렬하고 절대적이지 못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아픈 엄마가 딸을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을 그렸지만, 누구나 아이를 키우며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담았기에, 자식을 둔 부모라면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식을 키우는 부모가 아니고, 질병이 없더라도, 인생을 살아가며 한 번쯤 시련을 만나본 이라면, 저자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서른 여덟, 유방암에 걸린 젊은 엄마
중학교 국어교사인 저자는 바쁜 일상 중 건강 검진을 했던 병원으로부터 보호자와 함께 방문해달라는 연락을 받는다. 직감적으로 불길한 느낌이 들어 ‘암’이냐고 묻자, 약간의 침묵 후 그렇다는 답을 듣는다. 저자는 전화를 끊고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난임이라는 긴 터널을 뚫고 힘들게 얻은 아이가 이제 겨우 네 살인데.’, ‘남편은 아직 너무 젊은데.’, ‘청춘을 시험 공부에 다 바치고서야 꿈꾸던 국어교사가 되었는데.’, ‘부모님보다 먼저 가는 건 너무 큰 불효일텐데.’ 저자는 울지 않으려고 버티지만, 그 마음을 결국 무너뜨리는 건 남겨질 네 살 딸아이에 대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너진 그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하나뿐인 네 살 딸아이가 된다.
아프고 나서 글을 쓰며 시작된 여정 속에서 인생과 사랑의 참뜻을 찾다
저자는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일이 책 읽기와 글쓰기였다는 것을 떠올린다. 글을 쓸 때 맞이하는 내면의 평화를 떠올리고 글쓰기가 가진 치유의 힘을 믿으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유방암 투병기를 기록하고, 소중했던 아이와의 하루하루, 아이와의 대화를 기록한다. 아이와의 대화를 기록하며 새롭게 발견하는 것들이 생긴다.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며 육아뿐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인생의 답도 찾게 된 것이다.
아이의 세계와 모성의 세계가 교차하며 만들어 낸 고귀하고 감동적인 세계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스토리에 기록하며 연재한 대화의 기록이 한 권의 책, 《아이는 말하고, 엄마는 씁니다》로 탄생하게 되었다. 아픈 엄마를 일으켜 세웠던 아이의 말,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사랑의 말, 일상에서 깨달음을 주는 아이의 말, 엄마를 웃게 하는 재치 있는 아이의 말, 엄마를 성장시키는 아이의 말. 아이의 말은 씨줄이 되고, 엄마의 글은 날줄이 되어 삶의 아픔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담요가 되고, 엄마인 저자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절대적이고 순수한 사랑을 마주할 때마다 저자는 이 어리고 약한 존재가 부모와 세상에 쏟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렬함에 감동한다. 저자는 말한다. “흔히 모성이 본능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부모에게 주는 사랑만큼 강렬하고 절대적이지 못하다”고.
오늘, 여기, 지금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
지금 당신은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당신의 지금은 어떠한지 잠시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즐겁고, 누군가는 절망적일 수도 있다. 다들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이 순간이 유한하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동등하다. 즐거움도, 절망도 지나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과거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지금을 온전히 누리기 힘들다. 저자 역시 서른 여덟까지 앞만 보고 치열하게 살아오다 암이라는 두려운 상대를 맞딱뜨리고서야 유한한 시간을 절감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 여기, 지금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저자의 경험담을 통해 모성과 아이의 세계에 대한 고귀함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와 우리가 누리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