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인생을 배우고 싶어
할머니의 요리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완벽한 요리법 대신 할머니와의 대화로 채운
한 편의 동화 같은 요리책
경상남도 진주의 작은 시골 마을, 단 한 명의 수강생을 위해 요리학교가 열렸다. 저자 ‘예하’는 요리를 배우기 위해 대학 대신 진주에 있는 친할머니 집으로 향했다. 떡집을 30년간 운영했던 음식 솜씨 좋은 할머니 ‘홍순 씨’ 곁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1년을 보내기로 한 것. 할머니의 눈대중과 손대중으로 완성되는 요리 과정을 기록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지혜와 세월이 담긴 음식, 손녀의 젊은 감각이 더해진 플레이팅, 20대 손녀와 70대 할머니가 한집에 함께 살며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스튜디오가 아닌 부엌에서 직접 촬영한 사진, 정확한 조리법보다 서로의 대화로 채워낸 요리책. 그들의 요리 수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골 할머니 집에 다 같이 둘러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나눠 먹는 기분이 든다.
시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제철 채소
쌀, 콩, 밀, 우리 땅에서 자라는 곡식
소금, 간장, 고추장, 익숙한 양념으로 만드는
평범해서 아름다운 채식 요리 소개!
★아카시아 시루떡부터 호박꽃 갈레트까지 채식 요리 90가지 수록
★장아찌, 팥고물, 동치미 등 할머니의 세월이 담긴 요리 비법 대공개
책에 수록된 90가지 음식들은 모두 채식 요리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소금, 간장, 고추장, 기본양념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들을 담았다. 사계절로 나뉜 각 장에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활용한 요리,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떡 요리, 나물, 장아찌, 김치, 국 등 푸근하고 정겨운 음식들이 가득하다. 요리 과정 내내 보이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과, 옛 추억이 더해진 레시피들은 할머니 집에서 먹던 소박한 밥상이 가장 맛있고 간단한 채식 요리라는 걸 느끼게 한다. 손녀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한 접시’ 음식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종 들꽃과 들풀이 어우러진 화려한 색감이 보는 재미를 더하고, 부침개로 토스트를 만들거나 목련으로 타코를 만드는 등 자유롭게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재료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게 한다. 맛과 색감, 건강까지 골고루 갖춘 채식 밥상을 만나볼 수 있다.
“요리를 배우려고 온 건데,
삶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습니다.”
음식만큼 정겹고 따뜻한 할머니와 손녀의 일상 이야기
레시피 곳곳에는 ‘홍순 씨의 지혜’라는 팁들이 달려 있다. “많이 넣어서 오래 볶느니, 팬이 적당히 채워질 만큼만 넣고 두 번 볶는 게 나아. 급할 거 없으니 찬찬히”, “사실 대파를 넣으면 좋은데, 집에 쪽파가 있어서 이걸 쓰는 게야.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하는 거지. 사람도 그렇고 음식도 빈 구멍 하나씩 있어줘야 더 매력 있지 않겠어?” 요리에 관한 조언들에 문득 위로를 얻게 되기도 한다.
‘여름방학’ 장에서는 30년도 넘은 할머니의 오래된 주방 도구들을 소개하고, ‘겨울방학’ 장에서는 할머니와 새벽시장에 가고, 산으로 밭으로 나물을 캐러 다니는 소소한 일상들을 보여준다. 요리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와 사랑을 나누고 배우는 두 사람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 짓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