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쓸 때 중요한 건 바로 책을 좋아하는 마음과 상상력!
“아카네, 네가 주인공이면 가슴이 두근두근할 것 같아.”
오늘은 여름 방학 임시 등교일. 오늘까지 독후감 숙제를 내야 하는데, 3학년 1반에서 미즈카만 독후감을 제출하지 못했습니다. 왜 독후감을 안 써 왔느냐는 에리코 선생님의 물음에 미즈카는 반문합니다. 책도 읽었고, 책에서 받은 감동도 가득한데, 왜 꼭 독후감을 써야 하느냐고요. 선생님은 생각을 언어로 표현해서 남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미즈카는 단짝 아카네와 고민을 나누던 중, 자기가 원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독후감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둘은 자신들의 이야기로 그림책을 만들기로 합니다.
아이들에게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흔히 주인공이 ‘불쌍했다’, ‘행복했다’처럼 간단한 글쓰기를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직접 책 속에 뛰어드는 경험을 한 아이라면 어떠할까요? 등장인물을 하나하나 만들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사건을 창조하고, 어떻게 역경을 헤쳐 나갈지 고심하다 보면, 억지로 쓰는 글보다 훨씬 창의적인 상상을 해야 할 것입니다. 미즈카와 아카네가 만든 ‘아카네 누나, 힘내!’라는 제목의 이야기는 아카네가 동생 다쿠를 위기에서 구하는 내용을 그립니다. 뒤로 가면 반 아이들까지 우르르 등장시켜 위기를 모면하는 내용도 나오지요. 흥미진진한 이야기에 반 친구들은 두 친구를 응원해 나서고, 이어지는 이야기를 직접 써 보고 싶다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계적으로 하는 숙제보다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건, 바로 책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과 자유로운 상상력이라는 사실 말이지요.
결과보다는 먼저 아이의 목소리를 들어 주는 선생님!
“직접 만든 이야기라면 독후감을 쓸 수 있겠어?”
담임인 에리코 선생님은 미즈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겠다고 하자 이유를 먼저 묻습니다. 미즈카는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 아카네를 주인공으로 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 즉 평범한 여자아이가 힘을 내서 최선을 다하는 이야기라면 독후감을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에리코 선생님은 다소 엉뚱해 보이는 말에도 야단을 치기보다는 먼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애씁니다. 어려운 숙제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 해 보겠다는 용기를 마음에 들어 하며 흔쾌히 이야기를 만든 다음 독후감을 써 보라고 하지요. 학생들의 생각을 존중해 주고, 더욱더 좋은 길로 이끌어 주려 애쓰는 멋진 선생님입니다. 『선생님, 독후감 못 쓰겠어요!』는 아이들의 문해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는 책인 동시에 아이가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어른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가정이나 학급에서 정말로 ‘내가 주인공이 된다면’이라는 주제로 다 같이 글쓰기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책 읽기를 어려워하거나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 힘들어했던 아이들도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