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지어낸 말이고 위험한 것이다.” 기후학자 제네비브 귄처의 말입니다. 화석 연료를 추출하거나 화석 연료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 이를 장려하거나 규제하지 않는 정부, 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 모두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을 갖지만 그 책임의 크기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모두에게 동등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개인의 실천을 강조하게 되면서 오히려 정책을 결정하는 책임과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하는 책임을 숨기게 됩니다. -본문 중에서
▶ 에너지 전환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할까?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내놓지 않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하는데, 원자력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폭발, 핵연료 쓰레기, 언제든 원자로에서 새어 나올 수 있는 방사능 등 엄청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반면 태양광, 풍력 에너지는 너무 비싸서 경제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원자력의 문제를 간단 명쾌하게 알려 주고,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 발전 비용이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구체적인 데이터를 통해 설명한다. 또 10년 전과 비교해도 배터리 가격이 5분의 1로 떨어져, 앞으로는 배터리 저장 장치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준다.
▶ 에너지 전환을 실천하고 있는 나라들
오스트리아는 츠베덴도르프에 핵발전소를 완공하고도 시민들의 반대가 커지자 핵 폐기법안을 만들고 찬반 투표를 통해 핵발전을 포기하는 결정을 했다. 그후 츠베덴도르는 태양광 발전단지로 거듭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핵발전소’로 변모되었다. 이 나라는 2020년에 재생에너지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덴마크나 스웨덴은 에너지 전환의 롤모델로 꼽히는 나라이지만 전환을 위한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서로 다른 이해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관계자, 시민들이 어떻게 노력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볼 수 있다.
▶ 행동과 연대로 세상을 바꾸는 시민
쓰레기 분리수거를 잘하고, 비닐봉지를 덜 쓰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전기를 아껴 쓰는 개인 실천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기후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 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으로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신청을 내는 등 기후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하고, 성대골 마을 주민들이 마을 기업과 마을 협동조합을 만들어 일상의 에너지 전환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시민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행동해서 큰 성과를 거둔 사례는 참 많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을 뽑고, 정부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정책을 시행하도록 촉구하고, 기업에서 적극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 즐겁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 생활 챌린지
누구나 잔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그런데 플라스틱과 비닐을 쓰지 마라, 전기를 아껴 써라 등 완벽하게 실천하기 어려우면서도 불편한 마음만 들게 하는 이야기를 계속 들어 왔다.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는데도, 실제로 재활용되는 퍼센트가 매우 낮은 다큐를 보면 힘이 빠지기도 한다. 텀블러 사용의 효용이 실제로 크지 않다는 기사를 접하면 어처구니없기도 한다. 이 책은 재미있으면서도 개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에너지 절약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려 준다. 물건을 함부로 사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법, 동물 섭취를 줄이고 채식을 하는 방법, 지속 가능한 여행을 하는 방법 등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 5명의 전문가가 전하는 생생한 메시지
이필렬 교수는 시민 단체 ‘에너지전환’을 창립해 국내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 운동의 기반을 만들었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사무국장은 에너지 전환과 기후 정의를 위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삶의 변화를 일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나투라프로젝트’와 ‘요가포굿라이프’를 기획하며 운영하는 신지혜 대표는 생활 속의 실천을 보여 주고, ‘한겨레 신문’ 기후변화팀 팀장을 지낸 최우리 기자는 실제 취재한 외국 사례를 현장감 있게 소개하고 있다. ‘가치를 꿈꾸는 과학교사 모임’ 소속으로 다양한 책을 집필한 김추령 지구과학 교사는 기후 변화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다섯 가지 오개념을 유머러스하게 풀어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