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개구리는 오늘 참 기분이 좋아요. 새로운 친구도 만나고 재미있는 놀이도 하며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하늘 높이 솟아오른 풍선이 된 기분이에요. 하지만 살짝 겁이 나기도 해요. 그래서 시작은 아주 커다란 나무 아래서 누군가 지나가기를 잠시 기다려 보기로 했죠. 장난꾸러기 강아지가 쑥스러워 나뭇가지에 매달리다 나뭇잎이 떨어지긴 하겠지만, 친구가 되고 싶은 누군가 다가오는 신호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려요. 이모네 집에서는 친구들과 만나고 싶어 하는 새장 속 새를 하늘 높이 날려 보냈죠. 새는 멀리멀리 다른 친구들을 찾아갔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요. 멀리서도 개구리를 생각하며 고마워하는 친구가 되었을 새가 떠올랐거든요. 공원에 앉아 종이 인형을 만들어 나눠 주기도 하고, 부끄러워 숨어 있는 박쥐에게는 조금 용기를 내어 먼저 인사를 하기도 했어요. 한 번으로는 부족해요. 박쥐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릴 때까지 잊지 않고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기도 해요. 가끔 꿀벌처럼 화를 내는 친구도 있어요. 개구리도 그렇지만 늘 기분이 좋은 친구는 없으니까요. 잠깐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죠.
친구를 만나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건 정말 행복하지만, 가끔 힘들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이건 잠시 쉬며 제일 가까이 있는 친구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신호예요. 바로 여러분 자신이죠! 개구리도 그랬어요. 조급해하지 않고 조용히 책을 읽고,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림도 그리고,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보며 좋아하는 구름을 골라 보기도 하고, 흥겹게 노래도 부르고, 가슴이 뻥 뚫리도록 고래고래 소리도 질렀죠. 딱딱했던 마음이 말랑해지고, 무겁고 축 처지던 온몸이 가벼워지면 왠지 모를 기대와 용기가 샘솟아요.
이제 다시 준비되었나요? 지금, 친구를 만나러 갑니다!
아이들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엉뚱하지만 솔직하고, 기발하면서도 따뜻한 그림책
중남미를 대표하는 어린이 책 작가 하이로 부이트라고는 혼북 팡파르, IBBY 아너리스트, 커커스 올해 최고의 그림책,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올해 최고의 그림책으로 선정되며 전 세계 어린이와 서평가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입니다. 간결한 문장과 이야기 속에 인간이 만들어 낸 역사와 예술,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헤쳐 나가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죠. 《친구를 사귀려면》은 ‘나’와 ‘타인’과 ‘관계’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솔직하고 당연해서 엉뚱하게 보이기도 하는 동심으로 풀어내고, 깊이 들여다봐야 보이기에 기발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세심함으로 다듬었습니다. 다정함과 익살스러움이 묻어나는 마리아나 루이스 존슨의 동물 친구들은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스캐리를 떠올리게 하며 유쾌함을 선사합니다. 어디서 본 듯한 내 이웃과 늘 곁에서 맴돌던 친구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지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에 대해 아이들이 느낄 낯섦과 두려움은 마음의 문을 열어 용기를 내는 데 방해가 됩니다. 말 없는 선인장을 수레에 태워 함께 산책하는 주인공 개구리의 모습은 말 없는 인형을 업거나 장난감 자동차에 태워 함께 노는 자신을 떠올리며 마음의 빗장을 빼꼼 열게 하죠. 그림자놀이로 서로에게 인사하고 마음을 터놓는 장면에서는 직접 말을 건네기 힘들 때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어 보입니다. 말이 없어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자동차에 담아 전하고, 자연스럽게 놀이하듯 천천히 다가가고 싶은 아이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진솔한 우정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죠. 이제 친구를 만나러 가는 데 두려워하지 마세요. 천천히 조심스럽게, 한발 먼저 용감하게 여러분에게 맞는 속도로 여러분의 마음이 담긴 방법을 찾아 엉뚱해도 솔직하고, 기발하면서도 따뜻하게 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