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스포츠의 관계와 역사
처음 스포츠 경기의 텔레비전 중계가 시도될 때 경기를 실시간 중계하면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줄어들 것을 염려했지만 이는 기우였다. 사람들이 직접 운동하지 않고 보는 것으로 만족해 스포츠계가 쇠퇴할 것이라는 예상도 완전히 빗나갔다. 텔레비전 중계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고 전 세계에서 꿈나무들이 자라나고 영웅들이 탄생했다.
스포츠 경기의 방송중계권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었다. 중계권료 부담으로 무료로 공중파 공영방송에서 즐길 수 있는 스포츠는 점점 줄어들었다. 특정 스포츠의 순위전이나 선발전 또는 프로 리그 등은 스포츠팬을 위한 방송이라고 볼 수 있으나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전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는 다르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은 OTT 중계의 원년으로 꼽힌다. 디스커버리가 유럽 중계권을 획득해 영국 공영방송 BBC는 디스커버리가 제공한 영상을 사용해야만 했으며 시청자들은 BBC로 송출되지 않은 나머지 경기들을 디스커버리에 가입해야만 볼 수 있었다.
최고가를 제시한 곳에 독점방송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다국적 미디어그룹과 거대 OTT 회사와의 경쟁에서 지상파 텔레비전방송이 이기기 어렵다. 최고 가격 낙찰 방식으로는 지상파 및 공영방송이 우선적인 방송권을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므로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등은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이벤트의 경우 법 또는 제도로 지상파 및 공영방송에 우선적인 방송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두기도 한다.
보편적시청권 보장을 위한 노력
공영방송에 적을 두고 있거나 공영 방송과 함께 일해온 세 명의 지은이는 이런 상황에서 국민적 관심사인 스포츠 축제는 모두가 함께 무료로 제한 없이 지르길 수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보평적시청권의 관점에서 우리 방송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고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펼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미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20년 전 틀 잡힌 방송법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콘텐츠와 미디어의 관계가 느슨해진 지금 공영방송은 본연의 임무와 핵심 철학을 지키면서도 어떻게 적응하고 변화해야 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스포츠 이벤트는 누구나 무료로 지상파 방송을 통해 즐길 수 있도록 상업화 물결이 거센 OTT시대에도 지상파 방송을 통한 보편적시청권을 보장할 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내용 소개
1부 보편성에서는 먼저 보편성의 원리를 탐색하고(1장), 방송미디어가 갖는 보편성을 논의했다(2장). OTT시대에 접어들어 미디어 보편성의 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주요 국가의 공영방송이 미디어 보편성의 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제도를 살펴보았다. 스포츠의 역사, 스포츠조직의 탄생과 발전을 살펴봄으로써 스포츠가 왜 보편성의 원리를 중요시해야 하는지 짚어보았다(3장).
2부 미디어스포츠에서는 ‘하는’ 스포츠에서 ‘보는’ 스포츠로의 변화와 함께 스포츠·미디어·산업 복합체가 작동하는 비즈니스 현실을 진단(4장)했다. 그리고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펼치는 방송사 간 치열한 중계권 확보 경쟁 실태를 보고했다. OTT시대 미디어와 스포츠의 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용자들의 미디어 이용 행태와 스포츠 중계방송권 시장은 어떻게 변동했는지 조사했다(6장)
3부 보편적시청권에서는 국내 보편적시청권제도 도입 경과를 정리하고, 왜 공영방송이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중계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을 살펴보았다(7장). 이를 위해 영국·호주·독일·프랑스·이탈리아·인도·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들은 어떤 보편적시청권제도를 마련하고 있는지를 둘러보았다(8장).
마지막 4부 시청권 보장에서는 보편성을 갖춘 공영방송이 스포츠를 중계함으로써 방송사 이익이 아닌 시청자 권리 보장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음을 설명했고(9장) 그동안의 선행 연구들을 통해,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보편적시청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모색했다(10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