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사랑받은 꼬마 키티의 모험담
천천히 읽는 책 63번째 이야기. 덴마크에서 오래도록 널리 사랑받고 있는 고전 동화, 《꼬마 키티 이야기》가 현북스에서 출간되었다.
꼬마 키티는 한 살이 된 고양이로, 엄마로부터 직접 먹이를 찾으라는 말을 듣는다. 이 이야기는 꼬마 키티가 포근한 엄마 품에서 자립해 스스로 먹이를 찾으면서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험담을 그렸다. 《꼬마 키티 이야기》가 코펜하겐에서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도 백 년 넘게 교육학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이렇듯 아이들의 자립과 성장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었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출간된 동화이지만 그 주제로 보았을 때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며, 중요한 교육학적 내용을 담고 있다.
아이들의 ‘자립’과 ‘성장’을 다룬 고전 동화
저자인 크리스튼 콜은 19세기 중엽 당시 덴마크 사회를 지배하던 전통적인 권위주의 교육 풍토를 탈피해, 아이들 내부에서 솟아나는 창조적 힘의 자유로운 발현을 위한 ‘자유교육’을 주창한 교사였다. 콜은 《꼬마 키티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자라나 언젠가는 정겹고 안락한 부모 품을 떠나서 자기 발로 자유롭게 삶을 개척해 나가는 인생의 단계, 즉 자립적인 삶의 한 국면을 전달하고 싶어 했다. 따라서 이 동화는 바로 그때 아이를 잘 보듬어 주기도 하고 격려도 하되, 작지만 단호하게 자립을 요청해야 함을 부모와 교사들에게 알려 준다.
자립을 위한 여정에서 최초의 경험이 가지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어른들은 아이가 움직이기 전에 기회를 가로막아 버리거나, 아이가 할 일을 대신해 버리면 안 된다. 대신 아이들이 여러 기회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자기 힘으로 직접 해 보게 도우면서 작지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교육학적으로는 ‘자립’ 또는 ‘탈종속적 행위’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이의 말로 하자면 그것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이다.
한 권의 책으로 두 번 읽고 보는 이야기
《꼬마 키티 이야기》 한국어판은 그림책으로도 읽고, 동화책으로도 읽을 수 있게 구성했다. 먼저 어린아이들이 읽기 쉬운 그림책은 유화 그림에다 이야기를 간추려서 펴냈고, 더 큰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은 목판화 그림에다 이야기 전체를 실어서 한 권의 책에 서로 다른 기법으로 그린 그림들을 담았다.
목판화와 유화 그림은 모두 덴마크의 유명 화가인 요핸네스 라슨이 그렸다. 라슨은 자기 아이들에게 읽어 주기 위해 직접 삽화를 그렸는데, 그가 서로 다른 시기에 그린 두 가지 기법의 삽화를 이 한 권에 엮었다. 같은 이야기를 다른 기법의 그림으로 보면서 아이들은 하나의 이야기를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으며, 좀 더 오래도록 꼬마 키티의 모험담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자립 여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