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과 복지 시스템을 아무리 훌륭하게 갖춰도
유능한 인재들이 계속 회사를 탈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은 뇌 호르몬에 있다
회사는 좋은 회사와 나쁜 회사가 아니라 나와 맞거나 맞지 않는 회사로 나뉜다는 말이 있다. 특정한 유형의 회사가 모두에게 좋은 회사일 수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럼 우리는 도대체 어떤 부분이 그토록 회사와 맞지 않는 것일까?
《일터로 간 뇌과학》의 저자이자 신경과학자인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는 그 답을 개인의 신경 지문에서 찾았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노출 정도에 따라 다른 신경 지문이 생기는데, 이 차이가 일과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르게 만든다. 신경 지문은 테스토스테론, 도파민, 세로토닌, 에스트로겐 총 4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각각 강인함, 혁신, 원칙, 통찰력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조직이 추진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테스토스테론 유형의 조직 문화만을 선호한다는 점이다. 반면 테스토스테론 유형의 사람은 대략 남성 인구의 53%, 여성의 39% 정도다. 결국 한 가지 특징만을 고집하는 조직은 다른 성격 유형의, 그러나 유능한 사람들을 조직 바깥으로 밀어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런 문화 때문에 우리는 일 잘하는 많은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저자는 더 많은 인재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다양한 신경 지문 유형을 포용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신경 지문 성격 유형을 포용하는 일터가
독버섯은 피하고 더욱 많은 먹을거리를 찾는다
때로 다양성이란 혼란과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한다. 리더들 역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모아 쉬운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고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싶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회사가 신경 지문 다양성을 갖춰야 하는 이유가 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현명한 답을 찾기 위해서다.
만약 수십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굶주린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돌아다닌다고 상상해보자. 도파민이 높은 충동적인 사람들은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버섯을 발견하지만 바로 달려들어 독이 있을지 모르는 버섯을 먹으려 든다. 이럴 땐 신중한 세로토닌 유형이 제지할 것이다. 그러면 추진력 있는 테스토스테론 유형이 시험 삼아 다른 동물에게 버섯을 먹여보자고 할 것이다. 먹을거리일지도 모르는 버섯을 그저 바라만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통합적 사고를 중요하게 여기는 에스트로겐 유형이 잠깐 모여서 이 버섯에 대해 아는 대로 이야기해보고 단서를 찾자고 제안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독버섯을 피할 수 있는 확률은 올라가고 새로운 버섯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생존과 성장을 해야 하는 건 회사도 마찬가지다. 다양성을 보장하는 기업일수록 더 안전한 방식으로 독버섯은 골라내고 식용 버섯을 먼저 차지하게 된다.
늘 위기이자 기회인 기업의 현장에서 구성원이 몰입하는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경영자들, 어떻게 하면 일터에서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알고 싶은 직원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