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인 배우가 말하는 각자 다른 삶, 다른 철학
1,000만 영화가 이제 드물지만은 않은 시대, 모두가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대다. 한 영화가 개봉하면 영화에 대한 담론이나 배우의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공유된다. 그러나 영화라는 2시간짜리 환상 그 안에서 그것을 업으로 삼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가운 이야기는 가십조차 되지 못한 채 사라지기 일쑤다. 『신스틸러에게 묻다』는 그중 조연배우들에게 초점을 맞춘 책이다. 〈범죄도시〉와 〈극한직업〉에서 열연하여 영화계의 다음 대세로 떠오른 진선규, 〈공작〉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권력자 전문 배우로 떠오른 김홍파, 〈암살〉에서 눈빛만큼이나 날카로운 연기를 보여준 정인겸, 〈강철비〉의 호연으로 잠시 접었던 연기의 길로 복귀한 안미나 등 ‘조연배우’ 네 글자 안에 다 담을 수 없었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독립영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독립영화에서 엄청난 연기를 펼치고도 상업영화에선 단역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배우들, 그래도 연기라는 꿈에 자신을 오롯이 던지며 매일을 보내는 배우들도 조명한다. 쿠킹클래스를 하면서 〈소공녀〉에 출연한 강진아, 비보이 댄서에서 연기하는 감독으로 변신한 남연우 등 어쩌면 미래의 한국영화의 얼굴이 될지도 모르는 배우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신스틸러에게 묻다』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 연기에 대한 이야기임과 동시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연배우들에게서 진솔한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 덕분에 마치 독자가 그들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고 있기라도 한 듯이 그들의 체온이, 열정이 전해진다. 『신스틸러에게 묻다』는 은막으로 보이는 모습 너머에 있는 조연배우들의 진심에 접근한 최초의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연예인이나 셀럽이 아닌, 우리의 곁을 살아가는 한 이웃으로서의 그들의 모습에 공감하고, 그 치열함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현재를 사랑하되,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자. 이 책에서 조연배우들이 이야기하듯이, 어쩌면 삶의 방식이란 놀라울 정도로 심플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