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시기 "조선학"의 진정한 탄생지요 비밀인 임화!
인물 에세이 〈청년 임화〉를 통해 나는 앞으로 발군의 문화인으로서의 해방 전 임화의 삶을 집중 조명하고자 합니다. 잘 알다시피, 임화는 민족 문학의 한 축을 담당했던 카프의 실질적인 지도자로서 시인, 비평가, 영화인, 문학사가 등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는 문제적 인물입니다. 그는 단수singular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임화에 대해 그동안은 이데올로기적인 접근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분단의 영향으로 남북 모두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던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의 "이식문학사론"이 많은 논란이 되어 왔지만 그가 〈개설신문학사〉를 통해 주장했던 본의와는 다르게 이용된 측면이 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임화는 분명 1930년대 일제 치하에서 한국민족문학의 사북의 자리에 놓여 있던 핵심적인seminal 문화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 중에 그가 이루어놓은 시적 성취와 중후한 평론들, 그리고 "조선학"에 대한 뛰어난 연구는 하나의 전범이 될만한 소중한 민족 문화 유산입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때의 관심과 열정은 있을지언정 이 부분에 대한 깊이 있고 정밀한 후학들의 고구가 매우 미진한 상태입니다. 이에 나는 그의 청년 시절, 특히 카프 해체(1935) 이후 민족 문학의 초석으로서 "조선학"을 재건하려는 그의 왕성한 문화 활동을 집중 조명하여 임화의 삶과 예술적 성취 간의 상호관계를 대중적이먼서도 깊이있는 시선으로 접근한 비평적 인물 에세이를 세상에 내놓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나는 한국 문학사의 거인 김수영의 스승이었던 임화라는 또 다른 훌륭한 거인이 이루어놓은 문화광산의 두더지 굴속을 파고 들어가 그가 남긴 레이어한 문화지층에 대한 깊이 있는 고고학적 문화적 탐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한국인으로서의 쿵쾅거리는 문화적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는, 그 내재적 기원으로서의 철학적 성격을 지닌 한국문학(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려보고자 합니다.
이에 본 글에서는, 먼저, 총론이자 서론적 성격을 지닌 개괄적인 서문과 〈상편〉을 통해 임화가 나고 자란 궁핍한 이 땅의 조선 식민사회가 물고 있는 사회역사적, 철학적, 문화적 토대가 무엇이었는지 그 내재적 기원으로서의 조선 철학의 물줄기를 개략적으로 더듬어 보고,
또한 본문에 해당하는 〈하편〉에서는,
첫째, 이런 궁핍한 시대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문화의 꽃을 피워낸 임화 "단편서사시"(또는 ‘쟁의서사’)의 장르로서의 문학사적 성취로서 마르크스 문예 미학의 성격을 지닌 기호철학적 의미가 무엇이고,
둘째, 이런 문학사적 성취와 더불어 걸작 〈개설신문학사〉를 분석하먼서, 임화의 ‘이식문화론’과 "조선적 리얼리즘론"이 어떤 이론적 배경(헤겔 철학)에서 이룬 성취인지 정치하게minutely 톺아볼 것이며,
셋째, 그러나 궁극적으로 볼 때에 있어서 이런 임화의 예술적 성취와 사상이 왜 그만의 독특한 시각을 지닌 "현실주의적 언어관"이라는 유물론적 언어철학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는지...
등 서사시인, 비평사가, 언어사상가로서의 임화의 문학예술 전반을 가로지르는 예술론의 도저한 심부를 중후장미하게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