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 점점 더 좋아지는 당신을 위한
흥미로운 낱말 노트
요즘 우리나라 연주자들의 활약이 유독 돋보인다. 세계적인 콩쿠르와 시상식에 입상해 이름을 알리고, 팬데믹으로 잠잠했던 공연장은 다시 가득 채워지고 있다. 그간의 긴 공백 때문인지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연주자의 열정과 관객들의 환호가 전에 없이 뜨겁다. 모든 면이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도 몇백 년 전 만들어진 곡이 여전히 연주되며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전통에 매달리는 것은 어쩌면 관례와 익숙한 편안함이 아닌, 과거의 가치가 주는 잊지 못할 감동 때문일지 모릅니다.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음악 예술의 가치는 저의 시간을 붙잡습니다. 음악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발맞추느라 존재감마저 느끼기 힘든 우리의 삶을 다독이며 살아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 ‘머리말’ 중에서
《클래식 감상자의 낱말 노트》는 오래된 음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즐기는 모든 클래식 감상자를 위한 책이다. 책 《90일 밤의 클래식》과 동명의 팟캐스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김태용 작가의 신간으로, 음악 감상에 깊이를 더하는 낱말로 시작하는 글 70편을 담았다. 형식과 양식, 강약과 음질, 박자와 템포 등 기초적인 음악 용어와 저마다의 소리를 내는 악기와 음악가들의 이름까지 다양한 낱말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음악으로 이어진다.
간결하고 쉽게
클래식 음악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른 음악 장르보다 클래식 음악은 유난히 부담스러운 느낌이 있을지도 모른다. 기본적인 음악 용어들과 악기의 테크닉, 작곡 기법 그리고 관객 예절까지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공연을 보고 나면 전문적인 단어를 쓰며 짐짓 고급스러운 감상평을 남겨야 할 것도 같다. 저자는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다양한 감상법을 제시하며 클래식 음악에 대한 불필요한 무게감을 덜어냈다. 대신 많이 사용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낱말이나 음악사의 흐름에서 꼭 짚어보면 좋을 만한 낱말을 골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읽기에서 듣기로 완성되는
감동적인 플레이리스트
음악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독자가 직접 음악을 듣고 느껴보는 경험으로서 완성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고른 연주 영상과 음원을 통해 글에서 다룬 내용을 바로 듣고 이해할 수 있다. QR코드만 인식하면 각각의 곡을 편하게 들을 수 있고, 모든 곡을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이어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강약과 음질’에 대한 글을 읽은 뒤에, 강약의 대비, 악기와 인성이 조화롭게 펼쳐지는 헨델의 오페라 아리아 ‘그 어떤 나무 그늘도’를 들어보는 식이다. 이 책은 악보 위, 무대 위, 객석, 무대 뒤편에서 모은 75개의 낱말로 이루어진 클래식 콘서트이기도 하다.
“그들의 이야기가 비록 아름답기는 하나 음악 자체를 능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는 그들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멋진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이제 이 소나타의 몫이겠죠.”
호주의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토퍼 래섬이 이 책에 소개된 켈리의 바이올린 소나타에 대해 한 말이다. 켈리가 연인인 바이올리니스트 다라니를 위해 쓴 곡으로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연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도 음악을 통해 더 큰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그리고 각자의 감상 목록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 책의 역할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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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유서가는 클로브의 예술 교양 시리즈입니다. 독자들이 하루 중 잠시라도 가치 있는 작품에 몰두하고 귀 기울이며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