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건은 “한국 단편소설의 아버지”(김윤식, 김현)로 평가받는 걸출한 작가이자 1936년 ‘일장기 말소 의거’를 일으킨 독립유공자입니다. 많은 문인들이 친일 행각을 벌였지만 현진건은 끝까지 일제에 맞섰습니다. 조선총독부는 현진건 창작집 《조선의 얼골》에 판매 금지 처분을 내렸고, 신문에 연재 중이던 장편 〈흑치상지〉도 강제로 중단시켰습니다. 현진건은 울화와 가난과 병환으로 어렵게 살다가 끝내 43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현진건은 대구 생가도 서울 고택도 남아 있지 않고, 서울 확장 과정에서 묘소마저 없졌습니다. 물론 ‘현진건 기념관’ 등의 이름을 가진 공간도 없습니다.
‘현진건 학교’는 ‘참작가’(현길언) 현진건을 현창 ㆍ 추념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ㆍ 출판 ㆍ 행사 등을 펼쳐왔습니다. 그 핵심이 매달 펴내는 《빼앗긴 고향》입니다. 《빼앗긴 고향》은 현진건의 문학과 삶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글들을 수록하는 데에 근본 발간 취지를 둡니다.
제호는 《빼앗긴 고향》입니다. 빙허와 상화가 절친한 벗이었고, 두 사람 모두 독립유공자이자 민족문학가였으며, 타계일마저 1943년 4월 25일로 같다는 사실을 담은 결과로, 김은국 〈Lost Names〉를 본떠 상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와 빙허 ‘고향’의 심상을 합했습니다. 따라서 《빼앗긴 고향》에는 민족(임진왜란 ㆍ 독립운동 ㆍ 통일) 관련 내용도 꾸준히 수록됩니다.
매호 제호를 현진건 소설 중 한 작품의 제목에서 가져와 붙입니다.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실으면 제호가 《운수 좋은 날》이 되고, 소설 〈빈처〉를 게재하면 《빈처》가 됩니다. 소설 〈운수 좋은 날〉을 수록할 때는 외국어로 번역한 〈운수 좋은 날〉도 수록되며, 소설 〈빈처〉를 실을 때 역시 외국어로 번역한 〈빈처〉가 수록됩니다. 현진건의 중국 유학 이력을 기려 《현진건 중문 소설집》을 출간, 중국에서 읽히도록 할 것입니다. 또 매호마다 그 호에 수록된 소설의 21C 버전을 써서 싣고, ‘귀거래도’처럼 그림으로도 형상화합니다.
그 외 다양한 글을 통해 교양잡지 역할도 수행합니다. 독자의 글도 싣습니다. 《빼앗긴 고향》을 정기구독하면 자연스레 ‘참작가’현진건현창회 ㆍ 현진건학교 회원이 됩니다. 227쪽을 읽어보신 후 격려와 동참을 기대합니다.
이번 호는 ‘현진건 ㆍ 이장가를 비롯한 예술 소재로서의 대구’ 특집판을 발간합니다. 책 제목은 이례적으로 《현진건 ㆍ 이장가를 비롯한 예술 소재로서의 대구》이라 정했습니다. 이장가李庄家는 현진건 생애의 벗이었던 이상화 집안을 뜻합니다. 현진건과 이상화의 고향 ‘대구’를 예술로 적극 형상화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예술화를 위해 여러 자료들을 수록했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