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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자꾸 바뀌어요

엄마가 자꾸 바뀌어요

  • 빅토르 르 폴
  • |
  • 담푸스
  • |
  • 2023-07-01 출간
  • |
  • 40페이지
  • |
  • 210 X 300mm
  • |
  • ISBN 9791190024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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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리 엄마한테는
초능력이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어떤 동물로든
변신할 수 있지요.”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 이 책에 나오는 엄마 또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바쁜 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아이 돌보랴 집안일 하랴 눈코 뜰 새 없는 엄마의 모습이 아이의 눈에는 조금 특별하게 보인다. 일상 속 다양한 순간마다 엄마가 제각기 다른 능력을 지닌 동물로 변신하는 것이다. 양손 가득 장을 보고도 아이의 가방까지 들어 줄 때는 힘센 물소로, 무슨 물건이든지 뚝딱 고칠 때는 부지런한 비버로, 우리를 탈출한 햄스터를 잡을 때는 날쌘 치타로 모습을 바꾼다.
그렇다고 엄마가 근사하고 멋진 동물로만 변신하는 건 아니다. 제발 방 좀 치우라고 잔소리하는 앵무새로, 안경을 머리에 얹어 놓고는 어디 있는지 찾느라 시끄럽게 구는 올빼미로 그리고 오후 늦게 소파에서 낮잠을 자는 둔한 곰으로도 변신한다. 엄마도 사람인지라 매 순간 완벽할 수는 없는 법. 그러나 엄마가 ‘우리 아이’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아이도 ‘우리 엄마’를 사랑하기에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와 아이는 서로를 다정스레 껴안는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서로 달라도 엄마와 아이는 사랑을 주고받는 관계임을 보여 주는 피날레로 이야기를 끝맺는다.

시선을 압도하는 강렬한 아크릴화와 다양한 시각적 요소가 가득한 그림책
엄마가 동물로 변신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기발한 설정을 강렬한 색채의 아크릴화로 구현한 이 그림책은 보는 이의 눈길을 거침없이 사로잡는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엄마의 모습이 때로는 야성미 넘치는 강인한 동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동물로, 배꼽을 잡을 만큼 웃긴 동물로 그려진다. 동물들이 마치 인간처럼 살아가는 다른 행성에 불시착이라도 한 듯한 착각이 들 만큼 생동감 넘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와 더불어 엄마의 다양한 일상을 같은 시간 선상으로 잇는 시각적 요소가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이 곳곳에 배치되어 책 읽는 즐거움을 배로 더한다. 이를테면 엄마가 치타로 변신해 우리에서 도망친 햄스터를 뒤쫓는 장면이 나오기 전에 나오는 바로 앞 장면이 그렇다. 엄마가 앵무새로 변해 아이에게 잔소리를 할 때 이미 햄스터는 아이의 방을 슬쩍 빠져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에는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동물들이 사실은 다 같은 엄마라는 걸 드러내는 시각적 장치가 하나 있다. 동물들이 입고 있는 같은 무늬의 윗옷이다. 이 무늬는 앞뒤 면지로도 쓰였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으며 책 속에 있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다면 비주얼 리터러시를 기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엄마라는 존재의 외연을 확대하고 건강한 관계에 주목하는 그림책
엄마를 다루는 수많은 그림책이 입을 모아 말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엄마의 사랑’이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자식을 향한 엄마의 사랑을 곳곳에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그림책들과 차별되는 지점이 있다면 이 책에서 나오는 엄마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어린 독자들은 대리만족을 느낄뿐더러 더 나아가 자신의 엄마를 좀 더 이해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백미는 마지막 장면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엄마와 아이가 서로 전혀 다른 동물로 그려져 열린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자식을 직접 낳아 기르는 사람으로만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기르는 다양한 주 양육자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또한 엄마와 아이의 관계가 종속적이거나 일방적이지 않고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강한 관계임을 헤아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다시 말해 엄마라는 존재의 외연을 넓히고 건강한 관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 책은 엄마를 다루는 수많은 그림책 중에서도 제 빛깔을 오롯이 뿜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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