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집중화로 붕괴되어 가는
오늘날 우리들의 가족 이야기
우리나라는 특정 도시에 투자가 집중되거나 대도시로 인구가 몰려 상대적으로 지역 간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도시 집중화로 인한 여러 문제 중 우선 대도시에 인구가 편중되면서 핵가족화로 주택 부족 현상이 증가하였습니다. 가정과 직장, 쇼핑이나 관광 등을 위해 사람들은 이동할 수밖에 없고, 대도시의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교통이 혼잡해지고 소음과 진동, 도시 경관이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기 오염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는 단순히 자동차의 배기가스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대도시로 인구가 집중된 만큼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 사용량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각종 화학물질 사용, 폐기물들은 생태계 파괴로 인류의 생존권마저 위협받게 되었습니다. 또 오늘날의 각종 도시 범죄는 그 수법이 복잡하고 다양하며 노령층과 아이들에게마저 쉽게 노출되기도 합니다.
동화 『할머니 로봇』은 이러한 도시 집중화로 인한 환경 문제, 오늘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생활하려는 아들, 끝까지 시골에서 살아가는 그의 어머니. 각자 자신의 삶을 그렇게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핵가족화로 가족이 차츰 붕괴되어 가는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다빈이 가족의 이야기는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공동체,
행복한 도시를 꿈꾸다!
다빈이네 가족은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우리 주변의 한 가정입니다. 다빈이 아빠는 수수 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함께 강원도 영월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청년이 되어 힘든 농사일은 하고 싶지 않아 도시로 떠나, 평범한 가정을 꾸려 맞벌이 부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빈이 가족은 할머니와 함께 도시에서 살기를 바라지만 할머니는 시골을 떠나지 않겠다고 합니다. 혼자 사는 할머니가 계속 걱정되는 가족들은 할머니를 도울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을 사 옵니다. 할머니의 좋은 친구가 되어 준 로봇이 어느 날, 다빈이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되면서 다빈이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게 됩니다.
로봇의 아이디어로 학교 운동장에 수수를 심으면서 아이들은 협동심과 배려, 자연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고, 도심 한복판에 농사짓는 과정을 보며 학부모를 비롯한 어른들 역시 그곳이 새로운 쉼터가 되며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합니다.
다빈이 가족은 로봇과 대화를 나누면서 차츰 지난날의 가족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할머니의 바람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를 통해 가족들은 진정한 소통의 문을 열게 됩니다.
『할머니 로봇』 동화의 중심 소재가 되는 ‘로봇’은 오늘날 삶의 곳곳에 스며 있는 다양한 AI 시대를 비춰주기도 합니다. 이미 우리는 AI에 익숙해졌고, 그것을 활용하며 생활의 편의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정확히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AI와 더불어 살아가게 될 우리 아이들이 유행처럼 AI에 따라가는 게 아닌, 사회의 공공선을 실천하고, 인간의 존엄성, 환경 및 생태계의 번영을 생각하며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