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연구의 새 지평 ‘글로벌 한인’과 ‘트랜스내셔널 공동체’를 탐구하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동남아 및 태평양을 잇는 연결망 중심에 위치한 글로벌 도시국가로 우리나라에는 지정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나라이다. 또한 전 세계 한인들의 집결지로서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국가 영주권자와 시민권자가 가장 많은, 2만여 명 규모의 한인사회가 형성되어 있다. 싱가포르 한인사회는 세계화 이후 변화하는 한인들의 정체성과 트랜스내셔널리즘(transnationalism)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사례로서 세계 한인사회에서도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럼에도 싱가포르 한인사회에 대한 본격적 학술 연구는 지금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외 한인사회 연구는 주로 대규모의 한인이 영주 목적으로 이민한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전통적 이민국가나 역사적 이유로 이산한 디아스포라 한인이 많은 중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어 진행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가포르 한인사회에 대한 첫 학술연구서인《싱가포르 한인사회: 글로벌 한인, 트랜스내셔널 한인 공동체》는 해외 한인사회 연구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은 싱가포르에서 삶을 영위해온 한인들과 그들이 형성한 한인 공동체를 살펴보면서 전 세계 한인의 미래인 ‘글로벌 한인’(global Korean)과 21세기 이민 연구의 주요 이슈인 ‘트랜스내셔널 공동체’(transnational community)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6년의 질적 연구로 ‘조용하고 치열한’ 싱가포르 한인사회를 조명하다
이 책은 2017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6년에 걸친 장기간의 질적 연구를 바탕으로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가시적 현상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깊이 있게 천착한다. 또한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지난 반세기 동안의 역사적 변천 과정을 훑어보며 시대별 유형화를 시도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계층, 연령, 성별, 직업, 이주 이력 등 사회인구학적 배경이 다양한 한인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관찰한 결과를 분석한다. 주류층과 비주류층, 1세대 한인과 2세대 한인, 남성과 여성, 주재원과 이주노동자, 글로벌 이주 경험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입체적 관점에서 싱가포르 한인사회의의 여러 측면을 살펴본다. 또한 이주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한인들의 인식, 경험, 실천, 상호작용 등을 개인, 가족, 공동체 수준에서 면밀히 들여다본다.
독자는 한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통해 싱가포르 한인사회는 ‘조용하고 치열한 사회’이며, 점점 ‘글로벌 한인’이 많은 ‘트랜스내셔널 이민사회’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저자가 제시한 한인사회 유형을 통해 싱가포르 한인사회의 시대별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싱가포르 전문가의 친절하고 명쾌한 가이드와 함께 지적 탐험을 떠나다
이 책의 저자 김지훈 교수는 지난 20여 년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도시, 이주, 가족, 교육 연구에 몰두하며 싱가포르 전문가이자 동남아시아 전문가로 인정받아 왔다. 또한 저자 본인이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글로벌 도시에서 트랜스내셔널 이주자로서 살면서 현지 한인들과 교류하고 한인사회의 역동적 변화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이러한 살아 있는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학술서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새로운 개념이나 이론을 개괄할 때는 풍부한 배경과 사례를 곁들여 독자들이 몰입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싱가포르 한인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내부자적 관점과 외부자적 관점을 넘나들며 친절하게 설명하는 동시에 날카롭게 분석한다.
독자는 싱가포르 전문가의 친절하고 명쾌한 가이드와 함께 싱가포르 한인사회라는 미지의 세계로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떠나는 특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