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성경 구약 13권 잠언, 전도, 아가서 출시!
잠언에서 말하는 ‘지혜’는 뜬구름을 잡는 공허한 철학적 담론이 아니라 현실생활에서 ‘살아가는 기술’이다. 살아가는 데는 지식도 돈도 명예도 건강도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유익을 주며 살아가는 삶의 기술이야말로 지혜요 지식이다. 솔로몬 왕은 생전에 이 같은 생활의 기술이 되는 잠언을 3천 편이나 지었는데(왕상 4:32), 그중 8백여 편의 잠언이 성경의 잠언 책에 수록되었다.
‘솔로몬의 제1잠언집’이라 불리는 성경 잠언의 전반부(1:1-22:16)는 솔로몬 당대에 편집된 것이고(주전 950년경), ‘솔로몬의 제2잠언집’이라 불리는 후반부(25-29장)는 솔로몬 이후 250여 년의 세월이 흐른 히스기야 왕 시대(주전 728-687년경)에 왕실 서기관들에 의해 편집된 것이다(잠 25:1). 그리고 잠언의 어떤 부분(22:17-24:34)은 무명의 지혜자(현자)가 쓴 작품이다. 그리고 잠언의 부록격인 30장은 고대의 지혜자인 ‘아굴’의 작품이며(잠 30:1), 31장은 경건한 왕이자 탁월한 지혜자인 ‘르무엘’의 작품이다(잠 31:1).
흔히 ‘솔로몬의 3부작’으로 일컬어지는 잠언, 전도서, 아가는 그의 윤리, 철학, 문학을 논한 책이다. 이러한 작품들 중 ‘아가’는 솔로몬이 한창 젊은 시절인 그의 20대 청년기에 쓴 순수한 사랑의 연가이고, ‘잠언’은 그의 삶이 무르익고 성숙해진 40대 중년기에 쓴 가르침이며, ‘전도서’는 삶의 황혼에 이른 그의 60대 안팎의 노년기에 쓴 자서전적 고백록이며 간증록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몰랐던 성경을 알고, 내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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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잠언,전도서,아가(箴傳雅)의 성(性)과 육체(肉體)
지혜문학의 저자
지혜문학은 어떤 사건의 전개나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를 묘사한 것이 아니어서 스토리텔링 감으로는 다루기가 결코 쉽지 않다. 스토리텔러는 『쉬운말 성경』(성서원, 2012)을 부분적으로 개정(改訂)하여 본문으로 사용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이라곤 하지만 본문을 문단별로 제시하고, 거기에 ‘해설과 성찰’을 첨가하였다. 이것이 핵심 부분이지만, 스토리텔링은 아니다. 문자 그대로 ‘본문 해설’이고, 본문과 만나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잠전아 스토리텔러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설식으로 전개한다.
솔로몬이 어떻게 『잠언』과 『전도서』와 같은 지혜문학의 저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 배경을 밝히는 스토리텔러는 기브온 산당 꿈이야기(왕상 3:1-15; 대하 1:3-12)와 스바 여왕의 솔로몬 방문(왕상 10:1-13; 대하 9:1-12)을 스토리텔링 식으로 소개한다. 이것은 지혜문학의 저자 솔로몬을 극적으로 설명한 효과적 시도로 평가를 받기에 넉넉하다.
잠전아 스토리텔러들의 여성을 보는 시각
감수자는 잠전아를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러들의 여성관을 살폈다. 잠언에는 여러 타입의 여성이 등장한다. 주석가들이 다 같이 지적하듯이 잠언은 남성 중심 사회의 산물이다. 그런데도 의인화된 지혜, ‘호크마’는 문법적으로 여성이다. 의인화된 지혜는 여자로 등장한다. 그녀가 청중에게 자기 말을 듣도록 초청할 때는 여성 예언자와 같다.
특히 잠언 8장에서 지혜는 자신을 창조 이전에 제일 먼저 지음을 받은 존재로 소개한다. “주님께서 태초에 일을 시작하시기 전, 곧 세상 만물을 지으시기 전에 이미 주님께서는 나를 소유(所有)하고 계셨다. 영원 전부터, 곧 까마득한 그 옛적에 땅이 생겨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나는 주님 앞에 서 있었다. 아직 깊은 바다가 생기기도 전에, 물이 가득한 샘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나 존재하고 있었다. 산맥들이 솟아나기도 전에, 언덕들이 일어서기도 훨씬 전에, 나는 이미 태어났다”(스토리텔링성경 잠언 8:22-25).
개역에서는 지혜가 하나님 곁에서 하나님과 함께 우주 만물을 창조한 ‘창조자(創造者)’로 자신을 소개한다(개역 잠 8:30). 우리의 스토리텔러는 “그때에 나는 주님 곁에서 그분의 일을 돕는 ‘창조(創造)의 장인(匠人)’이 되어 날마다 그분의 기쁨이 되었고, 나 역시 그분 앞에서 항상 즐거워하였다”(스토리텔링성경 잠언 8:30)라고 번역한다. 여기서 ‘나’는 히브리어 ‘호크마’ 곧 여성으로 의인화된 지혜다. 지혜 여성이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창조 사역을 담당하였다.
현숙할 뿐 아니라 유능하기까지 한 여성
잠언 31장 10절 이하에는 한 남편의 아내이며 자녀를 둔 어머니인 한 여성 곧 ‘현숙한 여인’이 소개되어 있다(12:4; 31:10-31). 비록 번역 본문에서는 ‘현숙한 여인’으로 소개되지만 스토리텔러는 해설에서 이 여인을 유능한 여인으로도 소개한다. 이 여성이 가정을 꾸려나가는 모습이나 사업을 규모 있게 펼쳐나가는 것을 보면, 그녀는 현숙할 뿐만 아니라 유능한 사업가나 경영인의 역할을 맡고 있다. 히브리어 원문 ‘에솃 하일’이 현대의 여러 번역에서는 ‘현숙한 여인’(a virtuous woman)이 아니라 ‘유능한 여인’(an able woman)으로 번역된 까닭도 바로 히브리어 원문이 현재의 문맥에서 지닌 뜻을 충분히 반영하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먹고 마시는 인간의 기쁨
“그러니 사람으로서는, 자신이 사는 날 동안 인생을 기쁘게 살면서 선을 행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으랴. 그렇다. 사람이 먹고 마시며 자신이 수고하는 모든 일에 보람과 만족을 느끼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은총의 선물인 것이다”(스토리텔링성경 전 3:12-13). 전도서의 핵심 구절이라기보다는 육체를 지닌 인간을 격려하는 말 중에 “착하게 살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자”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을까 싶어서 뽑아본 것이다. 감수자는 스토리텔러들이 이 구절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보고 싶었다.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 자칫 육체를 즐겁게 하는 쾌락주의(快樂主義), 향락주의(享樂主義)로 빠질 위험성이 없지 않지만 “착하게 산다”, “선을 행한다”가 안전장치다.
아가의 육체 찬가
스토리텔링성경 아가 4장 1-5절은 신랑이 신부의 몸을 감상하는 내용이다. 신부의 몸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짚는다. 눈, 머리털, 이[치아(齒牙)], 입술, 입, 볼, 목, 젖가슴을 칭찬한다. 아가 7장 1-5절은 신부의 친구들이 신부의 몸을 감상한다. 여기에서는 신부의 몸을 아래에서 위로 짚는다. 발, 넓적다리, 배꼽, 허리, 젖가슴, 목, 눈, 코, 머리, 머리털을 칭찬한다. 아가 7장 6-9a절은 신랑이 다시 신부의 몸을 감상한다. 키, 유방, 코, 입을 칭찬한다. 아가의 스토리텔러는 노파심에서이긴 하겠지만 아가의 여체 찬양에 안전장치를 필요 이상으로 한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어쨌든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어떤 번역이나 주석보다도 잠전아의 깊은 속내를 가감 없이 들추어낸 스토리텔러들의 수고에 찬사를 보낸다.
민영진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역임
대한성서공회 번역실장, 총무 역임
세계성서공회연합회 번역컨설턴트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