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에 겁먹고, 외울 것 많아
포기했던 이들에게
마음먹고 사주 공부를 시작했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유가 무엇일까. 먼저, 한자가 장벽이 된다. 한글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한자도 낯선 외국어일 수 있다. 《나의 사주명리》는 원리, 예시, 개념들에 쓰이는 한자들을 하나하나 알기 쉽게 풀이해 놓았다. 이를테면 “정관은 바를 정正에 관직 관官으로, 올바른 관직의 기운이다” “정인을 인수印綬라고도 하는데, “도장을 허리춤에 차고 있다”는 의미다”는 식으로 기본 의미를 풀이한 후 본격적으로 어떤 기운인지 설명해 나간다.
또 사주명리 강의라도 듣게 되면 외울 것이 꽤 많다. 하지만 사주명리는 수학 공식이 아니라서 외워 대입한들 겉핥기식 결과만 얻을 뿐이다. 사주명리는 여느 학문보다 원리와 개념들을 제대로 이해해야 응용이 가능한 아주 ‘체계적인’ 학문이다. 《나의 사주명리》는 이 체계라는 뼈대를 탄탄하게 세웠다.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내용들만 다루었다.
사주명리의 출발점인 만세력과 만세력의 근간인 음양오행 원리, 음양오행의 운행에서 비롯된 생극 개념을 설명하면서 기본기를 다진 후 만세력의 골격인 간지 설명으로 들어간다. 그다음 본격적인 사주 풀이 준비를 한다. 연간이 아닌 일간이 사주 해석의 기준이 된 배경을 설명한 후 일간을 중심으로 나머지 7개 글자와의 관계를 말하는 ‘십신’ 설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책을 찬찬히 따라가면, 책을 덮은 후엔 자신의 사주팔자를 기초적인 수준에서라도 풀이할 수 있다. 이것이 1권의 목적지다. 본격적인 풀이 방법은 2권에서 다룰 예정이다.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한
간지와 십신
저자 현묘는 10년 넘게 사주명리를 공부했다. 사주명리 공부하는 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블로그(누적 조회 수 2100만) ‘안녕, 사주명리’ 운영자이기도 하다. 액막이용 부적처럼 미신의 영역에 있는 사주명리를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돕는 일상의 도구로 재정립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명리학자이자 《명리》 저자인 강헌의 말처럼 “젊고, 진지하고, 따듯한 시선”으로 사주명리에 대한 여러 오해를 바로잡고 사주명리의 본질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런 태도와 오랜 공부는 간지와 십신 해석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저자는 기존의 견해들에 자신만의 해석을 쌓아올렸다. 간지와 십신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해 놓았다는 점에서 《나의 사주명리》는 여느 입문서와 다르다. 독자들은 갑목ㆍ을목…, 비겁ㆍ식상… 등 관심 있는 항목을 찾아 읽으면 되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할 기회를 얻는다.
사주는 태어난 순간 갖게 된 기운이다. 그러니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단정하기 쉽지만, 운명은 바꿀 수 있다. 그러자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한다. 사주명리를 공부하는 것이 “자신을 알아 가는 길”인 이유다. 이 책은 그 ‘길’을 정확하게 끝까지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