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는 배우는 곳이지, 누가 더 잘하는지를 겨루는 대회장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경쟁과 비교는 심각할 정도다. 남보다 잘해야 한다는 이런 경쟁 심리는 초등학생들도 예외가 아닌데, 어릴 때부터 경쟁에 시달린 아이들은 우울하고 무기력하다.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학교에 대회를 치르러 오는 게 아니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학교는 배우는 곳이다. 달리기도 배우고, 그림 그리기도 배운다. 친구를 만나고 잘 노는 법도 학교에서 배우고 익힌다. 아이들은 즐겁게 배운다. 놀며 배우고, 장난치며 익힌다. 교사가 가르쳐주는 것도 있지만 아이들끼리 어울리며 스스로 알아가는 게 더 크다. 게다가 아이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남을 위할 줄 알고, 자신의 것을 나눌 줄 알며, 시간이 날 때마다 명랑하고 쾌활하게 잘 놀 줄도 안다. 공부도 잘하고 싶고, 달리기도 종이접기도 다 잘하고 싶다. 친구를 보면 장난치고 싶고, 함께 웃으며 놀고도 싶다.
가끔 어른들은 초등학생이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할 줄 아는 것도 없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20년이 넘게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저자의 눈에 비친 아이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은 ‘나’와 가족, 이웃, 마을을 넘어 나라와 지구까지 사랑하고 걱정할 줄 안다. 옳고 그름을 구분하는 문턱은 낮을지라도 그만큼 편견과 선입견 없이 공평하게 사랑하고 아껴준다. 책 속에는 아이들의 이런 마음이 차곡차곡 담겼다.
● 아이들은 선하다. 열정이 넘친다. 즐거움을 안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우리는 1학년 아이들이 입학에 대한 불안과 초조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친구들을 아끼는지, 어려움이 있을 땐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따뜻한 정을 나누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실감한다. 집에서는 철부지 장난꾸러기 같아도 어엿한 1학년으로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특히 이야기 한 편마다 하나씩 딸린 43편의 동시는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읽으면 좋겠다. 동시 속에서 펼쳐지는 또래들의 교실 모습을 부모님의 따뜻한 음성으로 듣고 있으면 학교에 대한 불안과 긴장감은 줄어들고 설렘과 기대감으로 아이 마음은 편안해질 것이다.
<꿀꺽 마음 먹기>
유치원을 졸업했어요
그러니까 이제 1학년
교문 앞에서 엄마랑 헤어질 때
엄마 손 놓기 싫어도
꿀꺽
마음을 크게 먹고 참아요
나는 이제 1학년이니까요
커다란 교실
커다란 책상에 앉아 공부하다가
엄마가 보고 싶어도
꿀꺽
마음을 크게 먹고 참아요
나는 이제 1학년이니까요
시골에서 올라온 할머니는,
“우리 강아지, 학교 들어가더니 더 의젓하네!”라고 하세요
꿀꺽꿀꺽
마음을 많이 먹었더니 쑥쑥 자랐나
“할머니, 당연하죠, 나는 유치원생이 아니잖아요.”
내일 학교 가서도
꿀꺽
마음 한 번 더 먹어볼래요
나는 이제 1학년이니까요
● 아이를 사랑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아이들을 키울 때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고 있다. 바로 아이를 사랑하는 일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고, 아이들을 씻긴 후 숙제를 봐주고 학교 준비물을 함께 챙기다 보면 아이와 진지한 대화를 나눌 시간이 얼마나 길게 주어질 수 있겠는가. 이렇듯 바쁜 일상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시간을 빼앗을지언정 부모는 아이들을 사랑할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족한 시간만큼 더 밀도 있는 사랑을 주면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일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학교에 간 아이들이 어떤 일을 겪고,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다 말하지 못하는 마음 구석구석을 잘 봐주고 이해해주는 너그러운 어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이가 어떻게 학교에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한 부모님께, 아이와 소통이 어려운 어른에게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돋보기 같은 책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