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애주는 1987년 6월항쟁의 한복판에서 시대의 질곡을 가르는 한판춤을 추어냄으로써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시대의 춤꾼’이다. 내가 알고 있는 바, 이애주는 백기완 선생으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았다. 백선생이 1980년 감옥에서 써내려간 장시 「묏비나리」의 첫 구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젊은 춤꾼이여, 한 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
이애주의 1987년 한판춤 〈바람맞이〉와 거리에서의 춤 시위 ‘썽풀이춤’을 이해하려면
백기완 선생의 이 포효咆哮를 연계해야 한다.

임진택｜창작판소리 명창·이애주문화재단 상임이사


이애주 교수님의 춤 일생은 김보남 선생님으로부터 춤의 뼈대를 잡고 거기에
한영숙 선생님의 피와 살을 붙인 법무法舞의 시대와, 문화운동의 시대를 관통한 역사맞이
창작춤과 바람맞이 썽풀이춤을 펼친 신명神明의 시대, 우리 몸짓의 원류를 찾아
춤의 원형原形을 수련하며 춤 세계관을 확대하던 우리땅 터벌림 시대, 주역을 바탕으로
춤의 사상적 깊이를 더해 한밝춤과 자연생명춤을 펼친 천명天命의 시대로 볼 수 있다.

이연실｜이애주문화재단 자료실장


한국의 춤은 사람의 염원을 빚는 몸짓의 총화總和이다. 억울하게 피해 받은 사람의
생채기를 달래고 일그러진 꿈을 온몸으로 빚어 실현하는 경지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춤의 특징임과 동시에 삶의 염원을 형상화하는 측면에서 세계 인류문화의
특징이다. 이러한 경지를 끊임없는 생명의 몸짓으로 승화시켜온 이애주의 춤은 한국인의
춤이자 세계 모든 인류의 춤으로 나아가고 있음이다.

백현담｜문화기획가

※ 이애주문화재단은 시대의 춤꾼 이애주 선생이 우리 곁을 떠나기 전 전통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설립한 공익단체입니다.
재단은 한성준 바탕 한영숙 류 이애주 맥의 전통춤 전승을 지원하는 한편 선생이 실천으로 보여준 역사맞이춤을 발전시켜 전통춤의 창작 지평을 보다 넓게 하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더불어 선생의 바람대로 춤 뿐 아니라 음악·연극·미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이 협력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건강한 문화·예술인을 발굴 육성하고자 합니다.

이애주문화재단 이사장 유홍준
상임이사 임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