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 보도 거뜬히 걸을 수 있을 나이에 뚜벅이로 여행하자!
No plan is good plan!
예전에는 해외여행 하면 다들 패키지여행이었다. 지금도 중장년층 이상은 자유여행보다는 패키지여행을 선호한다. 내 마음대로 다니는 자유여행을 하고 싶어도, 영어라는 거대한 장벽과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게다가 웬만한 여행 고수가 아니면 장기 자유여행 스케줄 짜기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촘촘하게 스케줄을 짜지도 않고, 철저한 준비도 없이 첫 번째 목적지만 정한 채 항공권부터 끊는 과감한 행보를 보인다. 여행 전문가도 아니고, 장기 자유여행을 다녀본 적도 없다. 장기 여행을 갈 경우 남들은 체력 훈련부터 하는데, 결코 적지 않은 60이라는 나이에 그것도 여자 혼자 5개월 반 동안 마음 가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유일하게 목적지를 정하고 간 곳이 다합이었는데 다합으로 간 이유도 남다르다. 물가 싸고 한국인 많은 그곳에서 적응기를 갖기 위함이었다. 20대 젊은이들조차 이런 방식의 여행을 시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대신 준비 없이 떠난 여행은 더 많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준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았으니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른 사람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머무르고 싶은 곳에서 느긋하게 풍경과 사람을 보고, 지루하면 언제든지 떠나는 ‘내 맘대로 여행’이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18개국 48개 도시 곳곳을 누비다 보면 ‘아, 이런 여행도 가능하구나’ ‘예습 없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가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면 걱정일랑 접어두고 일단 떠나라. 힘들면 놀멍쉬멍 천천히 가면 된다. 그래도 두려움이 앞선다면 이 책의 부록 ‘어설프지만 따라해보면 여행이 엄청 쉬워지는 8가지 팁’을 읽어보기 바란다. 여행을 떠날 용기가 불끈 솟아오를 것이다.
#어슬렁어슬렁 외국에서도 동네 산책하듯 즐기자
장기 여행자보험 하나 들고 촘촘한 계획도 없이 나 홀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저자는 5개월 반 동안 세계 곳곳을 다니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즐겁게 지내며 건강하게 잘 다녀왔다. 3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버킷리스트 일 번이었던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었기에 떠났고, 무리하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동네 산책하듯 매일매일 1만 보 이상 걸으며 내 몸에 맞게 즐긴 덕분이다. “어떤 매력적인 목적지가 나를 끌어당긴 게 아니라 떠날 때 되었기에 떠나야 한다는 당위성이 나를 움직였다”는 저자는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얘기한다. 타이밍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과감하게 떠나보기 바란다.
#크루즈 타고 지중해 한 바퀴
21일간 크루즈를 타고 지중해 투어를 한 덕분에 편안하게 장기간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장기 첫 해외여행이라면 크루즈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여행 중간쯤 지치고 힘들 무렵 삼시세끼 먹여주고 재워주는 크루즈에 몸을 싣고 편안하게 기항지 투어를 해보자. 힘도 비축하고 세계 각국의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그리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지루할 새가 없다. 크루즈 비용은 객실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하니 잘 고르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지중해의 경우 크루즈가 아니면 다니기 힘든 섬들이 많다.
# 해외에서 가족 상봉하기
장기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아무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편안한 내 집과 따뜻한 가족이 그리워지게 마련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지막 여정인 베트남에서 가족과 상봉해 2주간 베트남 곳곳을 함께 여행했다. 타국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고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나만의 여행이 아닌 가족과 함께 마지막을 꽉 채운 따뜻한 여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