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를 보기 전에 이 책부터 읽어야 한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의 땅과 돌과 바람과 비와 물과 하늘과 우주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20년이 넘게 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지구과학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지구과학 선생님과 함께 새롭게 다시 읽는 지구과학 교과서. 물질의 결합, 모래와 암석, 지질에서부터 대기와 물의 흐름 그리고 별과 하늘, 우주에 대한 이야기까지 지구과학에 등장하는 핵심 줄기를 짚고 그 개념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학생들과 함께 부대끼며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이 과정에서 지은이는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 이야기와 지식을 인간의 역사, 문화와 예술, 삶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한다. 자칫 딱딱하고 재미없어 보일 수 있는 교과서, 과학, 수업이라는 단어는 오랜 시간 고민하고 궁리하고 겪은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들로 활기를 되찾는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의 땅과 돌과 바람과 비와 물과 하늘과 우주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지구과학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지구과학 교과서 다시 읽기
책은 일단 큰 틀에서 지구과학 교과서의 체제를 따른다. 1부에서는 돌과 암석, 지질 등 고체 지구를 2부에서는 대기와 바람 그리고 물의 흐름에 관한 이야기인 유체 지구를 3부에서는 천문학과 우주를 다룬다. 다루는 주제와 개념들도 지구의 과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이다. 책은 물질의 결합부터 암석, 지질, 광물, 판구조론, 대기의 흐름, 해류, 지균풍, 편서풍, 태양, 밝기 등급, 좌표계, H-R도, 달의 공전, 은하와 우주 등 핵심 개념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해설한다.
하지만 교과서의 과학적 개념과 그림은 지은이의 손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다른 이야기로 엮인다. 그도 그럴 것이 책에는 오랫동안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를 궁리하고 또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물질의 결합규칙성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이온결합과 공유결합에 대해 교과서적 개념 설명과 함께 지은이는 자신만의 해설을 덧붙인다. 물질의 결합에서 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나눔과 공유의 원리를 보는 식이다. 또 북한산의 암석이 우리에게 오기까지 걸린 1억 년의 시간을 계산하고 그 역사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지은이는 오랜 세월을 견뎌 우리 앞에 다가온 1억 살 먹은 암석 할아버지가 건네는 세상살이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대기와 구름과 물의 흐름에서는 무엇을 끌어낼까? 지은이는 온대저기압과 편서풍 파동에서는 균형과 불균형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해수의 혼합충에 대해서는 섞임의 의미를 또 지형류와 지균풍에서는 변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생각한다. 이렇게 지구과학의 주요 개념은 단순히 교과서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인간 세상의 이치와 삶의 원리까지 확장된다. 서산마애석불과 석굴암의 불상은 우리 땅의 지질 특성 그리고 그 땅을 딛고 사는 우리의 역사와 문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들로 이어지며, 편광현미경으로 본 암석에서 거대우주와 인간이 오고가는 숲길, 예술작품과 아름다운 네트워크로 서로 얽혀 있음을 넌지시 보여준다. 이 책의 장점과 미덕은 여기에 있다. 지은이만의 서사와 시각이 교과서 속 과학 이야기와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 연결의 끈은 다름 아니라 오랜 시간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매일매일 일상의 주변을)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궁리한 지은이의 생생한 생각들이다.
한 알의 모래에서 우주를 보고,
물과 대기의 흐름에서 삶의 지혜를 엿보며,
하늘의 별에서 세상의 질서를 읽는다.
옛말에 백 번을 읽으면 뜻이 자연히 나타나며, 오래 두고 보아야 그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매일 지나는 길, 너무 익숙하여 평상시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와 돌멩이 하나도 어느 순간 달리 보이고 삶의 깨달음을 주는 그런 존재들이 될 수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교과서 하면 따분하고 딱딱하고 또 지루하며,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고, 시험에나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교과서 속 평범한 한 문장은 어느 날 눈에 들어온 출퇴근길의 북한산처럼 삶의 지혜를 넌지시 가르쳐주고, 시험에 나오는 교과서의 그림은 나눔과 공유, 균형과 변화, 그리고 연결이라는 인생의 지혜를 품고 있는 이야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