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화가가 바라본 한국 불교미술계의 실제
한국 근현대 불교미술의 현황은 현대미술사에서는 이미 도태되어 과거의 전유물이 된 상태이다. 종교예술이 포교를 목적으로 한다하여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여야 하지만 불교미술만큼은 전통에 갇혀있기에 시대정신이 배어있는 작품이 필요하며, 한국불교계에서 횡횡하던 획일화된 불사의 전통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불교미술의 획일화 현상과 짝퉁 불사 문제
“단지 옛 것을 흉내내기만 했던 20세기 한국 불사 현장은 창의성을 이미 포기했다.” 몰개성적인 불사를 변혁시키지 않고는 젊은이들에 대한 포교는 불가능하다. 근현대 한국의 불교미술에 독창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시대정신이 담긴 불사를 찾고, 불교미술의 획일화를 지적함으로써 향후 불교미술 발전을 도모하고자 함이 그 목적이다.
시대정신이 담긴 불교미술 탐사기
이 책은 저자가 직접 골랐으나 공히 인정받는 ‘시대정신을 담은 불사’ 22곳과 ‘현대적 혁신 가능성을 담은 불사’ 5곳이 문화유산 탐사기처럼 아름답게 그려지고 있다. 실제로 불교미술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이 책의 장점은 문제의식을 놓지 않으면서, 우리가 잊고 지낸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 특히 불교미술을 되돌아보게 한다.
한국의 불자 화가들
불교는 우리 역사와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가. 많은 화가들이 불자 출신이고, 그들은 불교와 관련된 작품들을 남겼다. 김복진, 정종여, 오지호, 중은스님뿐만 아니라 이응노, 박생광, 구본웅,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최영림, 장욱진, 권진규, 백남준, 이만익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불자 화가들이다. 이들의 작품 속에 남아있는 불교세계를 감상하는 것도 이 책의 깨알 같은 재미이다.
불교미술 교육 현실
이 책은 일본과 중국의 근현대 불교미술과 교육시스템을 분석함으로써 한국에 미친 영향과 교육의 차이점을 분석하여 더 나은 한국 불교미술교육의 실현을 성토하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미술대학의 독립과 불교미술 교육 커리큘럼의 다양성을 주장해왔다. 독립적인 예산과 운영 없이 미술대학은 발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이 불교미술 현실에 작은 파장을 일으켜 시대정신을 담은 불사와 교육현장의 독립이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