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자라는 어린이 여행 그림책!
이 책은 무엇을 보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마음이었는지에 주목하는 여행 그림책이다. ‘여행은 마음으로 느끼는 거야! 그래서 돌아올 땐 마음이 한 뼘 자라는 게 여행이야!’라고 다정하게 이야기해 주는 그림책이다. 여행지에서 보고 만나고 겪은 일들을, 아이가 느끼는 감정과 마음을 중심으로 서술하여 어떤 느낌이었는지,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깊이 들여다본다. 긍정적인 감정만을 다루어 여행에 대해 환상을 심어주는 책이 아니다. 부정적인 감정도 솔직하게 다룬 여행기다. 부정적인 감정이란 낯선 곳에서의 어려움 내지 긴장감이지 문화 차이로 인한 편견은 아니다. 설레고 궁금한 마음, 행복하고 신나는 마음, 안타깝고 황당한 마음, 고맙고 자랑스러운 마음, 화나고 속상한 마음, 때로는 절절히 후회하는 마음 등 여행에서 느낀 40가지 마음들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작가는 나의 마음에 집중하고, 마음의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고,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 여행의 맛이라고 말한다. 낯선 공간에 놓일 때 마음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법이니까, 여행하는 동안 내 마음에 집중해 보기 딱 좋기에, 어린이에게 내 마음의 주인이 되는 여행을 권한다.
어른을 뒤따라 다니는 수동적인 여행이 아닌,
스스로 계획하는 주인이 되는 여행!
이번 여행에서 무엇이 가장 인상적이었나 하는 질문에, 숙소 혹은 호텔 조식이라고 대답하는 어린이가 의외로 많다. “우리 아이는 여행 다녀와도 기억을 못해요.”라고 말하는 부모님도 종종 만날 수 있다. 물론 호텔이 제일 인상적이었을 수 있겠지만, 아무 준비 없이 어른을 뒤따라 다니는 수동적인 여행을 한다면, 기억을 못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책은 어린이가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 먹고 싶은 음식을 스스로 계획하는 주도적인 여행을 하도록 이끌어 준다. 유명한 관광지라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캐릭터를 찾아서’ 또는 ‘우연히 책에서 본 내용이 궁금해서’처럼 내가 주인이 되어 여행하고, 돌아올 땐 갖가지 마음으로 꽉 채워 돌아온다면, 제대로 여행했다 할 수 있다. 이 책은 어린이가 행복한 여행자의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제대로 여행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이다. 여행을 다니면서 어린이 각자의 방식으로 여행을 정의할 수 있게 되길, 새로운 방식으로 여행의 길을 나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책 전반에 담겨 있다.
이 책의 여행 코스는 관광 위주의 소비 여행이 아니라, 주인공 찬이의 다코야키 사랑을 즐기는 코스에 어린이 취향 저격 코스, 함께 여행 간 엄마의 힐링 코스, 현지인과의 교감, 뜻밖의 발견, 우연한 사건, 사회적 가치를 담은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의 순간을 떠올리며 기록해 둔다면, 나로부터 자꾸 달아나려는 생각과 마음을 붙잡아 나의 의미로 연결할 수 있다. 기록을 권하는 마음으로 여행 보고서를 부록으로 실어 두었다.
소박하고 편안한 환대의 경험이 녹아 있는 여행!
엄마는 회사에서 십 년 동안 근무하고 휴가를 받아 찬이와 여행을 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찬이가 좋아하는 다코야키의 본고장 오사카와 일본의 옛 수도 교토를 선택했다. 무엇을 타고 갈지, 어디에서 묵을지, 여권 만드는 방법, 일본은 어떤 나라인지, 간단한 일본어 인사말 등을 조사하며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짐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꼼꼼하게 짐을 챙기고, 공항의 탑승 수속 과정도 살펴본다. 마침내 오사카에 도착! 오사카를 여행하고, 교토로 이동했다. 일본 사람들의 전통 의상 체험, 옛날과 오늘날의 주택 체험, 맛있는 먹거리와 같은 듯 다른 젓가락 사용법, 오사카와 교토의 자연과 문명, 골목과 시장과 편의점 등 다채로운 공간에서의 새로운 발견과 만남을 담았다. 과장하지 않고, 동행하고 있는 듯 현재성을 강조한 편안한 문장으로 여행을 이끌고 있다. 모르면 긴장되지만, 알고 나면 재밌는 여행 정보도 가득하다.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진부하지만, 일본을 두고 이보다 마땅한 표현이 있을까 싶다. 익숙하기도 하고, 긴장하기도 한, 여러 차례의 일본 여행에서 작가는 소박하고 편안한 환대를 받았던 터라, 그 경험이 책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일본을 여행하게 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는 또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인상을 가지게 될까? 사뭇 설레고 기대가 된다. 우리는 프랑스 철학자 가브리엘 마르셀에 따르면 호모 비아토르, 여행하는 인간이니, 이왕이면 어린이가 떠나게 될 미래의 모든 여행이 풍요로운 여행이 되길 바라며, 이 책이 그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