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민주적 사관생도 전인교육 지침서
남북 대치 상황에서 국방을 담당하는 군인의 역할은 공기처럼 중요하다. 일생을 가족과 국가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군인의 길을 선택하는 청소년들이 매년 사관학교에 입학한다. 사관생도에 대한 청소년과 성인 일반의 이해는 어떨까? ‘멋있음’, ‘엘리트’, ‘국가 장학생’, ‘호국간성’, ‘직업군인’, ‘군인연금’ 등등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장래 군 지휘관으로서 사관생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는 크다. 그러나 퇴역 이후의 삶에 대한 군 내부와 우리 사회의 준비와 배려는 아직 소극적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도 사관생도 교육 방향은 매우 중요하다.
25년 동안 해군사학교에서 생도를 가르치다 전역한 저자는 초기 서문에서 “이 기록을 내보이는 것으로 그동안 적잖은 국록을 소진한 대죄를 조금이나마 면하려는 얕고 노회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합니다.”라고 이 책을 출간하는 소회를 말하고 있을 정도로 매우 진솔하고 겸손하며 교양 깊은 인격의 향기가 책 곳곳에 배어 있다. 세 번 고쳐 쓴 서문을 실을 정도로 20여 년간 본서 저술에 힘을 쏟은 저자는 전공은 전기공학이었지만 사관생도 교육의 핵심이 지·덕·체를 배양·연마하여 전인적 품성과 인성을 계발하는데 있다고 보고 책 대분의 내용을 여기에 할애하고 있다. 전인적 인격과 민주 시민으로서의 교양을 절차탁마(切磋琢磨)함으로써 참군인을 육성하는 것이 사관학교 교육의 요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퇴역 이후의 준비와 자세까지도 미리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사회에 복귀한 선배 장교로서 저자의 지론이다.
책은 모두 9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사관생도의 현대적 의미를 살펴보는 ‘사관생도론 일반’에 대해, 2부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 일제 강점기의 항일 독립군의 무장투쟁, 광복군의 창설, 현대 군사체제에 이르기까지 ‘군사제도의 역사와 사회적 배경’을 다뤘다. 3부는 조국 방위의 간성이자 진리 참구와 수련 정진하는 생활인으로서의 ‘사관생도의 특성’, 4부는 군사 전략·전술에 능한 지휘관이자 국가 사회에 기여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구비해야 하는 ‘사관생도의 비전’에 대해 개관했다. 5부와 6부는 이 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5부에서는 ‘사관생도 양성의 요체’로서 4부에서 개관했던 군 지휘관이 갖춰야 할 군사적 능력과 전인적 품성 그리고 인성의 계발과 민주적 시민성에 대해 깊이 있고 폭 넓게 설명한다. 6부 ‘군인ㆍ무인의 삶과 인생행로’에서 저자는 무인과 선비로서의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애개발, 자기개발 관점에서 풀어내며 미학적, 예술적 인생, 행복하고 명예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7부, 8부에서는 동양 철학적 접근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고수적 삶의 자세에 대해 논하고, 9부에서는 더 깊이 궁극적인 도(道)의 세계에 입문할 것을 권유한다.
동양 철학에 천착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후배 사관생도들이 어떻게 예비 지휘관으로서 군사적 능력을 배양하고 전인적 인격을 수련할 것이며 더 나아가 민주사회의 일원이자 삶의 고수로서 자신의 생애를 개발할 것인지 세심하고 깊이 있게 강의하고 있다. 아마도 사관생도의 전인적 교육 지침서로서 본격적인 최초의 저술이 아닌가 생각되며, 사관생도가 되고자 하는 고등학생, 사관생도, 초급 군인 장교, 정훈 교육 담당 장교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