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
라마나 마하르쉬의 가르침은 그 자신의 저작들을 모은 《라마나 마하르쉬 저작 전집》과 《라마나 마하르쉬와의 대담》 등 제자들이 기록한 많은 어록들로 소개되었지만, 이 《진어화만》은 한 제자가 그의 가르침을 전통 타밀어의 4행시 형식으로 한데 모은 매우 독특한 저작이다. 원래는 고전 타밀시 형태여서 타밀인 헌신자들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저작이었지만, 차츰 영역본들이 나오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영적인 탐구와 깨달음 체험의 전 범위를 아우르는 이 가르침들은 도합 1,297연에 이르는 풍부한 내용이 주제별로 나뉘어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뛰어난 타밀어 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스리 무루가나르는 마하르쉬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의 곁에 늘 머무르면서, 그때그때 들었던 가르침을 타밀시 형태로 표현하여 마하르쉬에게 제출했고, 마하르쉬는 그것을 살펴보고 필요한 수정을 한 다음 승인해 주면서, 때로는 그것을 달리 표현한 그 자신의 시를 지어 덧붙이기도 하였다. 그런 방식으로 저자는 여러 해에 걸쳐 라마나 마하르쉬의 많은 가르침을 시로써 집대성했는데, 가르침의 전후 맥락이 생략된 대신 가르침 그 자체만을 순수한 형태로 보여주기 때문에, 그 가르침의 보편적 진리성은 오히려 이러한 시적 형태 속에서 더 분명하게 부각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마하르쉬의 다른 어떤 어록에서도 발견되지 않는, 더 진전된 수준의 귀중한 가르침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고, 마하르쉬 가르침의 정수를 결집하여 보여주는 일정한 완결성을 성취하고 있다.
본서는 마하르쉬의 또 다른 제자이자 무루가나르의 문학적 계승자이기도 한 스리 사두 옴과, 그에게서 마하르쉬의 가르침을 배운 영국인 헌신자 마이클 제임스가 타밀어에서 영어로 함께 옮긴 영어판을 번역한 것인데, 두 영역자와 저자 자신의 주석들이 곳곳에 있어 독자들이 그 심오한 내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이 한국어판은 단순히 영어판을 번역하는 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가르침’의 시 한 연 한 연을 타밀 원문과 대조하여 문장의 어순을 타밀어 문장과 상응하게 재배열하고, 필요한 수정을 한 것이다. 그래서 영역자들의 주석을 제외한 마하르쉬의 가르침 부분에서는 영어판보다도 타밀어판에 더 가깝다. 이것은 중역의 한계를 벗어나서 원전에 밀착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며, 마하르쉬의 가르침을 보다 내실 있게 이해하려는 우리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