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내 마음을 모르는 걸까?
우리에게 엄마는 자존심 전부!
현지의 엄마는 오늘도 홈쇼핑에서 매진 기록을 세웁니다. 방송을 하면서 과장을 하고 실수도 하지만 오히려 그 덕에 인기가 더 많습니다. 거의 매일 여기저기 홈쇼핑에 엄마가 등장합니다. 엄마의 실력을 검증이라도 하듯 드디어 엄마는 홈쇼핑 왕 후보에 오릅니다. 그 후로 엄마는 방송에 더 전념합니다. 어떤 방송도 엄마 앞에선 불가능이라는 게 통하지 않습니다. 몇 개만 먹어도 짜서 먹기 힘든 양념갈비를 손에 들고 계속 뜯고, 울퉁불퉁한 몸매는 아랑곳하지 않고 허리를 모래시계처럼 잘록하게 만드는 요술 바지를 입습니다. 엄마 이에 김이 끼어 바보처럼 보여도 엄마는 그저 해맑게 웃으며 맛있는 김이라고 광고합니다.
엄마는 자기 일을 사랑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데 현지는 엄마가 홈쇼핑 쇼 호스트인 게 싫습니다. 엄마가 등장하는 홈쇼핑 광고는 늘 반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됩니다. 현지는 엄마가 다른 친구들의 엄마처럼 평범한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홈쇼핑 왕 투표일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러닝머신 광고를 하던 엄마가 무리하게 속도를 높여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다가 그만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깁스까지 하게 된 엄마. 설상가상으로 엄마의 사고 현장이 그대로 나간 러닝머신 홈쇼핑 방송에 악플까지 달렸습니다. 엄마는 과연 홈쇼핑 왕이 될 수 있을까요? 현지는 엄마를, 엄마는 현지를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될까요?
가장 가까이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가족,
가족이 행복하기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엄마의 바쁜 일상으로 집안일은 대부분 아빠가 하는 것이 현지네 집에서는 자연스럽습니다. 아빠는 엄마가 하는 일을 적극 지지하며 도와줍니다. 원래 연기자가 꿈이었던 엄마가 가족 때문에 그 꿈을 포기하고 대신 홈쇼핑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현지는 그제야 엄마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홈쇼핑 왕이 왜 그렇게 되고 싶은지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 현지는 아직 되고 싶은 게 없는데, 엄마처럼 뭔가 되고 싶은 게 있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전혀 이해해주지 못한다고만 생각했는데, 현지가 솔직하게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고, 아빠 엄마와 대화를 하면서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집니다.
가족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너무 가까운 사이라 솔직히 말하기 어려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 상대의 마음을 알기 어렵습니다. 또 서로 소통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관계가 소원해지기 마련입니다.
현지네 가족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지지해 주고 응원합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받아들이며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고 있습니다. 현지네 가족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이들은 때로는 웃음을 짓기도 하며, 진정한 가족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