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_대부처럼 제안하고, 제갈량처럼 설득하라!
#장면1 : 대부 1편
마피아 대부인 돈 콜리오네의 막내딸 코니의 결혼식. 할리우드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자니가 하객으로 와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그가 대부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해 하는 대부의 둘째 아들 마이클의 약혼녀. 무명가수에서 스타로 발돋움하려는 자니를 끝까지 놓아주지 않고 애 먹이던 한 밴드 리더를 아버지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담담하게 들려주는 마이클. “그 치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던지신 거지. … 머리에 총을 겨눴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지. 네 놈 골통이든 네 놈 사인이든 둘 중 하나는 이 계약서에 올라오겠지.”
상대를 제대로 압박하려면, 그래서 제안을 군소리 없이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SWOT, 즉 상대의 약점(Weakness)과 강점(Strength), 그리고 기회요인(Opportunity)과 위협요인(Threat)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장면2 : 적벽대전 - 거대한 전쟁의 시작
“저의 세치 혀로 동오를 일깨우고 오겠습니다”라는 말을 유비에게 남긴 채 손권과의 동맹을 체결하기 위해 오나라에 도착한 제갈량. “강동의 세력도 막강하니 조조와 맞서시어 싸우시지요.”라는 손권을 향한 제갈량의 참전 종용에 중신들의 반대가 거세진다. 이어지는 제갈량의 일침. “용기가 없으시다면야, 속히 항복하시어 걱정을 없애시지요.” 자존심이 상한 손권을 향해 제갈량은 손권과 강동을 칭송하고 조조의 약점을 설파한다. 서서히 손권의 가슴 속에는 조조를 무찔러 대업을 이루겠다는 야망의 불꽃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이때를 놓칠세라 이어지는 제갈량의 마지막 한마디. “드디어 주군의 기량을 만천하에 알릴 때입니다.” 제갈량의 어깨에 손을 얹어 무언의 동의를 표시하는 손권.
#장면3 : 007 카지노 로얄
아프리카 우간다의 깊은 정글. 반군 두목은 테러리스트들의 불법자금을 세탁하고 대리투자해 주는 르 쉬프르에게 자신의 생떼 같은 돈을 맡기기가 꺼림칙한지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신은 종교를 갖고 있소?”라는 선문답 같은 질문을 던진다. 자신을 믿지 못 하겠다는 속마음을 간파한 르 쉬프르는 “내가 믿는 종교는 적정한 투자 수익률 뿐이요.”라고 대답한다.
초면에 상대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그가 원하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다면, 상대가 자신의 입으로 말하기 쑥스러운 바람을 당신의 입으로 정확히 말해 줄 수 있다면, … 더욱이 당신의 뛰어난 전문성이나 탁월한 성과에 대한 이야기가 곁들여질 수 있다면 실로 금상첨화이다.
#장면4 : 트로이
그리스 최고의 전쟁 영웅인 아킬레스를 어떻게 설득하여 트로이 원정에 참전시킬지 고민하는 아가멤논. 아킬레스를 회유하기 위해 아킬레스가 평소 존경하는 지혜가 뛰어난 오디세우스를 보낸다. 오디세우스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고 있는 아킬레스의 한 마디. “아가멤논이 가보라 하던가요? 나는 그를 위해선 안 싸워요.” 그 말에 오디세우스의 설득이 시작된다. “아가멤논을 위해 싸워 달라고 부탁하는 게 아닐세. … 그리스를 위해 싸워 달라고 간청하고 있네. 아킬레스, 자네는 영광을 위해 싸우게, … 영광이 누구에게 갈지는 신들이 결정하겠지. 이 거대한 전쟁은 역사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거야.” 역사에서 결코 잊혀지지 않을 전쟁에서 싸운 영웅이라는 영광을 차지하라고 들려준 오디세우스의 매력적인 한 마디가 잠들어 있던 아킬레스의 영혼의 눈을 뜨게 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