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빛길에서 남호영 선생님과 내는 두 번째 책이다. 첫 번째 책(코페르니쿠스의 거인, 뉴턴의 거인)이나 두 번째 책이나 편집하며 느낀 것은 이슬람권 지역들이 수학이나 천문학에 꽤 많은 공이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를 잘 모르지만, 원고를 읽으면서 우즈베키스탄에 이렇게 대단한 수학자들이 있었다니 하며 놀라고, 또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기하학적 문양이나 건축물들에 숨어있는 수학적 원리에 감탄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은 실크로드이다.
팔 물건들을 낙타에 싣고 황량한 사막과 초원 지대를 지나 동양과 서양을 잇던 실크로드는 장사를 위한 길이었지만, 그 길을 통해 문화와 종교, 학문이 전해지는 길이었다. 그런 실크로드의 나그네들이 지나가며 문화를 전하고 학문을 전하던 선에서 선으로 잇는 도시들이 있었다. 그 도시들 중 일부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으며 이 책에 나오는 타슈켄트, 토프라크 칼라, 히바, 부하라, 그리고 사마르칸트이다. 이 책에는 그러한 실크로드를 점에서 점으로 이으며 선이 되었던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풍경들이 담겨 있다.
거친 초원의 오아시스 도시, 고개를 젖혀야 쳐다볼 수 있는 거대한 채색 타일의 건물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캘리그라피와 기하학적인 문양이 뒤덮고 있다. 황량한 들판을 며칠 지나다가 이런 도시를 만나면 그 옛날 실크로드 여행자들은 얼마나 반가웠을까!
낙타를 탄 대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막을 건너는 광경은 볼 수 없지만, 밤이 되면 성벽에 낙타 행렬이 지나가는 야경이 펼쳐진다.
실크로드의 건물들이나 문양에 숨겨져 있는 수학적 원리를 누군가 알아봐주기를 바라며 지었을 것 같은데, 그 원리를 우리는 저자 남호영 선생님한테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실크로드를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현장과 혜초도 가봤다는 사마르칸트도 가고, 칭기즈칸의 군사들이 말을 타고 서쪽으로 달렸을 길에 서서 그 풍경을 상상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