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독일-한국
숲 구하기 릴레이!
그럼 각 편의 십대들은 어떤 활동을 펼쳤을까.
첫 번째는 코스타리카의 몬테베르데 숲을 구한 스웨덴 아이들 이야기다. 초등학교 교사 에하는 수업 시간에 몬테베르데를 비롯해 열대우림이 파괴돼 가는 현실을 알려준다. 롤란드는 이 얘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몬테베르데 숲을 구하기로 마음먹는다. 롤란드는 친구들을 설득해 공연, 전시 등을 통해 돈을 모았고, 마침내 코스타리카 정부에 숲을 사고 싶다고 편지를 보낸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숲 2만 3천 에이커를 허락한다. 아이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숲의 이름을 ‘영원한 어린이의 숲’으로 지었다.
두 번째는 독일의 초등학생 펠릭스 핑크바이너가 시작한 나무 심기 운동에 관한 것이다. 펠릭스는 ‘기후 변화를 막을 방법’이란 학교 숙제를 하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이산화탄소고, 이산화탄소를 줄이려면 나무를 심으면 된다고 간단히 결론을 낸 후 바로 친구들과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플랜트포더플래닛(Plant for the Planet, 지구를 위해 나무를 심자)’이란 조직도 만든다. 100만 그루 심기를 달성한 후엔 전 세계를 대상으로 ‘1조 그루 심기’에 도전 중이다. 청년이 된 펠릭스는 여전히 플랜트포더플래닛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른들이 베어 낸 자리에
다시 나무를 심는 아이들
세 번째는 우리나라 십대들 이야기다. 2019년 제주도 선흘 곶자왈에 동물원을 건립하려 하자 곶자왈 근처 학교 아이들이 나선다. 아이들과 주민들, 시민단체의 반발로 동물원 건립은 무산된다. 곶자왈은 제주도가 화산섬인 덕분에 생긴 원시림이다. 다양한 동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이다. 그중에는 제주에서만 사는 동식물도 있다. 동백동산 습지 먼물깍은 람사르 습지로도 등록됐다. 곶자왈은 세계에서도 아끼는 곳이다. 이런 곳을 밀어내고 동물원을 지으려 했다. 아이들은 도청으로 향했다. 다행히 동물원 건립은 무산됐지만, 다른 한쪽에서 시작된 ‘자연테마파크’ 조성은 계속 추진 중이다. 아이들은 다시 도지사, 도의원들에게 간절한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제발 곶자왈을 지켜 달라고. 아이들은 제주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고 있다.
스웨덴, 독일, 한국 서로 멀리 떨어진 나라의 십대들을 이어 준 것은 무엇일까? 지구는 모든 생명의 터전이고 이 터전을 지키려면 먼저 숲을 지켜야 한다는 믿음이다. “어른들은 쉽게 포기할 때가 많은데 아이들은 (지구와 숲을 지키기 위해) 일단 해 본다.”(이용규 선흘초등학교 교사 추천글에서) 그 작은 실천들이 큰 흐름을 만들어 내고,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어른들은 부끄럽다.”(신경준 숭문중학교 교사 추천글에서) 숲을, 나무를 없앤 건 대부분 어른들이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나무를 베어 낸 자리에 아이들이 다시 나무를 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