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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를 품은 이를 위한 변명

증오를 품은 이를 위한 변명

  • 엄한진
  • |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
  • 2023-02-28 출간
  • |
  • 416페이지
  • |
  • 135 X 203mm
  • |
  • ISBN 9791155505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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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 책의 문제의식과 입장

증오는 특정 개인이 아니라 대상이 되는 집단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서, 그만큼 오래되고 구조화되었으며 견고하게 유지되어온 사회현상이다. 이 책은 이러한 증오현상에 대한 입체적 서사를 시도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모색해본 학술 에세이다. 인종, 성, 계급, 민족 등 현실 영역에서 중첩되어 작용하는 중요한 사회 요인들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여러 증오의 차원들이 교차하는 현실까지 실감나게 재조명했다. 사회구조와 인간행위의 관계에 집중해 사회집단 간 위계와 갈등을 해명하고, 관성화되어버린 사회의 주류 인식을 비판하면서 다양한 증오현상들을 차근차근 분석해나간다. 예컨대 이른바 진보적이라고 간주되는 시각까지 포함해, 소수자, 다문화, 혐오 등에 관한 기존 인식의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되짚어보고자 했다.
하지만 이렇게 주류화한 사고들을 비판하고 지금껏 이야기되지 않는 측면이나 현상 아래 숨겨진 구조를 드러내는 데 집중하면서도, 이 책은 단호한 입장을 제시하거나 결의를 다지는 쪽과는 거리를 두었다. 대신 여러 가능한 접근방법과 견해들 가운데 최적의 한 가지를 제시함으로써 증오와 혐오에 대응하는 실천과 담론이 성스러운 도그마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하는 역할을 맡고자 했다.
증오하는 이들을 위한 변명

증오현상은 제국주의 시대에도 현재도 세계의 중심에 있(었)다. 이런 점에서 증오 연구는 사회의 현 상태를 설명하는 효과적인 수단이자 방식이 되기도 한다. 성소수자가 성과 가족문제를, 이주민이 민족문제의 현실을 보여주는 최적의 사례인 것처럼, 이들에 대한 증오현상 역시 해당 영역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고스란히 드러내 보여주는 입체경 역할을 한다. 저자는 바로 이 책에 “인종주의적인 나, 경멸과 선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한다. 환언하자면, 이 책은 대자적 계급이 되지 못하고 엉뚱한 이들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민중, SNS에 적개심과 질투심을 분출하는 찌질이나 댓글러와 상당한 공통점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상황과 고민을 담은 현대의 고백록에 준한다.
따라서 이 책은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경구와 유사한 입장을 담는다. 증오는 사회에서 비롯된 질병이고, 그 치유 과정은 사회 변화를 필요로 하는 험난한 노정 한가운데에 있다. 사이비 처방이나 개인에게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진단으로는 해결되지 못한다. 학술적으로 정리하자면, 증오를 표출하는 당사자들의 개인적 책임보다 구조나 공동체 전체의 책임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기조는 이렇다.
저자는 말한다. “증오는 빈곤, 실업, 불황, 종속과 같이 개인이나 집단의 행위로는 어쩌지 못하는 구조의 무게에서 기인한다. 또 자연재해처럼 불가항력적인 사건에 직면한 개인의 무기력한 상황으로부터 생겨나기도 한다. 소위 당연한 것들이 문제일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럴 때 특정 유형의 증오하는 인간을 말하는 것은 섣부르고 해악적이며 반윤리적일 수 있다. 인간형이나 유전 등의 선천적 요인은 물론, 계급이나 민족 등의 후천적 요인으로 결정되는 증오하는 인간도 없다. 설사 증오의 주체를 유형화할 수 있더라도 문제가 되는 태도는 증오하는 이의 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누군가의 혐의를 묻기보다 그 역시 자신의 이웃과 동등한 가치를 지닌 인간임을 변호하고자 한다”라고.

증오의 개념과 기원
그 모호한 주체와 대상

주제와 문제의식이 담긴 짧지 않은 서설을 지나면, 책의 몸통은 이제 다양한 증오현상의 양상들을 개관한다. 증오현상이 지역을 막론하고 비중 있는 사회현상이 된 최근의 현실을 보여주고 나면, 일종의 증오의 ABC라고 할 수 있는 설명들이 이어진다. 증오현상의 의미와 유형, 배경, 주체, 대상 등이 두루 다뤄진다.
먼저 증오란 무엇이며, 어디에서 오는가? 일차적으로 증오는 다른 사회현상이나 인간 감정들에 비해 이해하기 어렵고, 복합적이며, 게다가 별로 다루고 싶지 않은 찜찜한 것들이다. 증오범죄, 혐오발언, 외국인혐오 등과 같이 외적으로 표출되는 증오의 양상들이 상대적으로 그 실체가 명확한 데 비해, 그 배경에 있는 증오의 감정은 언제나 베일에 싸여 있다. 또 그 감정은 좌절된 사랑이나 충족되지 못한 열망처럼 처음부터 부정적이었던 것이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어떤 숭고한 가치의 이면일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게 되는 증오현상은 사회적 차원의 현상이고, 그것의 기원도 사회 속에 있다는 점이다.
지그문트 바우만을 연상시키는 저자의 증오론은 유동적이며 어쩌면 모호하기까지 한데, 그래서 신중한 것이다. “증오를 품게 되는 것은 개인이기보다 집단이고, 집단이기보다 사회 전체다. 개인이나 집단은 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측면이 크다. 증오가 겨냥한 진짜 대상 역시 개인이 아니라 집단이며, 증오는 특정 사회 전체가 특정 집단에 품는 감정이다. 더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증오의 주체는 없다. 있다 하더라도 명확히 손에 잡히지 않는 존재다. 증오의 대상 역시 특정할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유동적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증오의 주체를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구분하는 것은 성급하고 위험하다. 증오하는 이의 전형을 만드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증오의 토대와 만들어진 증오

일반적으로 증오는 왜곡된 인식과 그 표현으로 간주되고, 교정이라는 대응이 자동적으로 뒤따른다. 표출된 증오현상 앞에서 우리는 선입견을 먼저 작동시키고, 그 대처 또한 관습적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증오현상이 깊이 뿌리내린 토양과 증오를 활성화시키는 사회적 조건들에 보다 더 집중한다. 예컨대 경제위기나 해체의 상황에 놓인 사회가 증오를 싹틔우고, 재난이나 전쟁, 우발적 사건들이 증오를 활성화시키고 있음을 직시하는 것이다. 더구나 증오는 불합리하게도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이 불리한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가하는 잔인한 공격일 때가 많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의 와중에도 더 큰 피해를 입은 가난한 이들과 소수자들이 쉽게 혐오 대상이 돼버리는 불합리한 양상이 반복되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목격하는 대부분의 사회현상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특정 시기에 인간, 사회, 자연이 함께 만든 창조의 결과다. ‘만들어진’이라는 수식어는 사회현상의 이러한 측면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제 사람들은 증오의 대상이 되는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르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한다. 특히 소수자에 대한 시각이나 타자에 대한 증오를 담고 있는 이념은 대부분 근대의 시작과 함께, 그리고 이를 주도한 서구사회에서 만들어졌다. 그 과정도 평범한 시민의 일상에서 서서히 진행된 것이 아니라, 특정 시기 특정 목적을 이루기 위해 국가나 언론 등 위에서부터 구축되고 전개되었다. 증오의 문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위계와 증오의 상호작용

증오는 다른 정체성이나 문화를 가진 집단에 대한 거부감임과 동시에, 사회의 위계에서 다른 위치를 가진 집단을 향한 적대감이기도 하다. 위계는 곧 권력의 차이다. 권력의 성격은 다양하겠지만, 위계는 해당 사회의 핵심적 자원을 소유한 정도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그리고 이 권력이 증오의 뿌리가 된다.
게다가 증오는 위계가 처한 위기의 산물이자 위계를 지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부당하다고 간주되는 위계에 대한 대응방식이기도 하다. 행위는 구조에 의해 영향 받지만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조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행위를 통해 수정될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처럼, 위계라는 구조와 증오라는 의식 및 행위 간의 관계 역시 쌍방향적이다. 나아가 위계가 증오를 초래하지만, 증오라는 의식과 행위가 나타나는 양상은 다른 많은 요인들에 의해 결정된다. 증오가 위계라는 구조를 새로이 만들어 내거나 기존 위계질서를 공고히 하는 기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저자는 증오를 논할 때 현재 한국사회의 주요 특성 중 하나인 이 위계적 문화를 필연적으로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는다.

계몽과 관용의 한계

저자는 민족, 성, 계급, 종교, 이념 등의 측면에서 이질적이고 적대적인 타자에 대한 폐쇄적인 대중의식을 공존의 장애물로 거론하는 계몽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역설적으로 위로부터 제시된 담론과 정책이 타자에 대한 증오와 사회적 거리를 생산해온 측면을 재조명한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담론인 관용 또한 마찬가지다. 저자는 관용담론에 대해, 차이를 가진 집단을 향한 적대행위를 줄이고 모든 차이를 존중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존의 지배와 위계질서를 안전하게 보존하려는 시도라는 비판적 평가까지 함께 적시한다. 이러한 계몽과 관용담론의 선상에서, 본성상 구분과 적대를 분할 지배의 전략으로 삼는 국가는 증오를 도입하고 극단화하는 강력한 행위자로 기능한다. 따라서 저자는 증오에 대한 대응도 개인이 아니라 국가로 향해져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증오는 착취, 억압, 통제, 배제, 제노사이드, 전쟁 등 근대 문명국가의 기제들이 일군 세계에 필연적으로 출몰하는 현상으로서 폭력적 근대성을 운명처럼 자기 본질에 내장하고 있다. 저자는 이 증오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고 제안하기 위해, 근대적 배경에서 고안된 교화나 제재, 계몽과 관용이란 대증적 처방에 앞서 매 증오현상마다 사려 깊은 접근과 근본적 대처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목차

들어가는 말

제1장 또 하나의 시각
증오현상ㆍ증오와 연관된 용어들ㆍ사회학적 설명
제2장 증오의 주류화
일상이 된 증오범죄ㆍ증오의 세계ㆍ증오의 형상들ㆍ증오범죄
제3장 증오는 어디에서 오는가?
증오의 개념ㆍ증오의 기원ㆍ증오와 사랑의 변증법
제4장 증오하는 인간은 없다
증오의 대상ㆍ배제된 세계와 증오ㆍ구조의 쌍생아ㆍ증오하는 인간은 없다
제5장 증오가 자라나는 토양과 기후
증오를 낳는 사회ㆍ위기의 산물ㆍ약자가 두렵다는 강자들ㆍ재난과 혐오
제6장 만들어진 소수자, 만들어진 증오
근대의 산물로서의 인종ㆍ지배기제로서의 동성애담론ㆍ황화현상ㆍ만들어진 증오
제7장 위계와 증오
위계에 내재한 증오ㆍ약자를 향한 계급투쟁ㆍ증오는 구분에서 시작된다
제8장 계몽과 관용의 한계
지배적인 대응ㆍ편견 때문이라는 이데올로기ㆍ다양성담론 및 차이담론 비판ㆍ반인종주의담론 비판ㆍ관용담론 비판ㆍ성급한 피해자 만들기
제9장 증오와의 공존
제도적 대응ㆍ구조적 해법ㆍ위드 증오ㆍ보편주의적 시각ㆍ책임 있는 소수자담론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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