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순간 첫 놀이’ 활용법
놀이는 아이의 현재 관심사와 발달에 밀접하게 닿아있을 때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이 책은 현재 아이의 관심사와 발달이 보여주는 첫 순간을 놀이로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아이가 겪어나가는 첫 경험의 흐름에 따라 누구든,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놀이를 풀었다. 특히, 특정 장난감이나 상품화된 놀잇감보다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생활도구와 자연물을 소재로 삼았다. 다만, 편의상 개월 수로 장을 구분 지었으나 내 아이의 성장시간표와 관심, 흥미를 잘 관찰하며 책 안에 소개된 놀이를 자유롭게 오가길 권한다. 예를 들어, 6~12개월에 촉감놀이가 제시되어 있지만, 이 시기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그 사이에, 한 뼘 더 성장한 아이는 놀이에 더 깊게 빠져들 수도 있을 테니까!
아이와 함께 노는 방법을 아는 것은 행복한 재능
아이의 순간에 머물러 함께 호흡하며 관찰하는 것이 아이와의 놀이에 있어 가장 첫 단계다. 아이의 눈빛이 어디에 닿는지, 손끝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살피다 보면 아이의 생각과 마음이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날,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아이는 꿈틀꿈틀 위대한 성장의 걸음을 내딛는 중이라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지만, 엄마들은 본능처럼 알게 되는 그런 순간이 있다. 고요한 육아의 적막을 깨며 혼자서 호들갑 떨게 되는 아이의 첫 순간들.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그런 순간들…. 아이의 ‘순간’을 함께하는 것은 아이의 앞으로의 날들을 축복하는 첫 단추가 된다.
부모를 거쳐 태어났지만, 아이는 온전히 다른 존재
아이는 내적동기로부터 시작된 놀이를 자기 마음대로 펼칠 수 있을 때 가장 즐거워한다. 아이의 흥미에 엄마의 상호작용이 더해지는 것이므로, ‘교육’적 목표 아래 펼쳐지는 놀이는 지양하는 게 좋다. 거창한 놀이가 아닌 최대한 쉽고 간단한 놀이를 찾는다. 그 과정에서 아이를 온전하게 존중하면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엄마의 계획과 취향은 내려놓아야 한다. 아이의 ‘놀 권리’에 방점을 두고 ‘재미있게 놀아야 할 의무’는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오늘의 놀이에 아이의 웃음이 가득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순간 역시 아이가 자라고 있다는 걸 기억하자. 아이의 발걸음을 따라가기만 해도 아이와 함께 하는 하루는 놀이로 가득하다. 비 오는 날 마주친 물웅덩이에서도, 바스락거리는 낙엽 위에서도 늘 놀이를 찾아내는 건 아이들이다. 어른은 가지지 못한 아이들의 그 순수한 시선과 경쾌한 발걸음을 따라가는 것,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아이에게 베푸는 사랑의 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