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하고 다가온 말과 글 하나가
내 인생의 경로를 바꾼다.
그래서 말(言)은 말(馬)보다 힘이 세다!
말이 많은 세상이다. 글이 넘치는 세상이다. 책은 점점 읽지 않는데 서점에 새로운 책은 끊임없이 쏟아진다. 그 책 중에서 어떤 책을 골라내 삶의 지렛대로 삶을 것인지. 결국 소비자의 선택, 독자의 선택만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선택지를 최소화해주는 아주 고마운 책이다. 그냥 책들의 나열, 유명한 영화의 나열이 아니라 저자의 깨달음이 줄을 서서 독자들에게 악수를 청한다. 나도 본 영화인데 이런 깨달음이 있었네, 나도 본 책인데 이런 엄청난 글이 있었네. 그걸 발견하는 재미가 의외로 쏠쏠하다.
책이 순식간에 금방 읽힌다. 내용과 메시지는 나름 무게감이 있는데 익숙한 책과 영화와 시를 통해서 이야기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책 한 권이 주는 유익함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내가 소비하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드는 책 말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한 편을 골랐다고 치자. 그 시리즈를 연속해서 12화까지 본다는 것은 스토리의 힘, 그다음을 궁금하게 하는 힘이 세다는 것이다. 이 책도 그다음이 궁금해지는 책 중에 하나다.
한자, 시, 말, 책, 영화... 장르 사이를 넘나드는 재미에 저자의 독특한 시각과 깨달음이 묘한 흡인력을 준다.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50대 초반의 전 뉴스 앵커가 쓴 책이지만 놀랍게도 청년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교양도서로 추천해도 좋다. 두꺼운 책을 읽기 힘든 청년들에게는 이렇게 짧지만 묵직한 메시지를 주는 책이 독서 마중물 책으로 적당하다.
저자의 축적된 삶의 결과 내공은 5개의 장르에 잘 드러나 있다. 그 5개 장르가 본인의 삶을 흐트러지지 않고 다듬어 가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듯이 이 책을 읽는 독자 역시 그 5개 장르 속에서 방황의 시간 번쩍하는 방향을 제시해 줄 것 같다. 내가 본 책을 만나는 반가움도 있지만 내가 모르는 책, 내가 모르는 영화, 내가 모르는 시를 만나는 유익함도 만만치 않은 소득이다. 그래서 다른 책, 다른 영화를 찾아보게 하는 자극도 제공한다.
잘 준비한 인생, 잘 만들어가는 인생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는 결국 우리가 만나는 사람, 우리가 보고 듣고 읽는 것들로 자신을 키워간다. 한 줄의 시를 읽으면서 한참 고민하는 시간 역시 자신을 키우는 시간이다. 철학과 인문학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저자처럼 우리가 늘 접하는 콘텐츠 속에서 찾아내는 힘이 필요하다. 저자는 5가지 장르의 콘텐츠를 흡수하면서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포용력 있고 지혜로운 리더로 성장해 가고 있는 듯 하다.
가벼운 말들이 넘치는 세상, 이 책에 담긴 귀한 말과 글이 우리 시대가 나갈 방향을 보여줄 것 같다. 남을 누르고 나 혼자 잘 사는 세상이 아닌 조금 뒤처진 사람들의 손을 잡고 같이 가는 삶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저자는 그런 가치를 하나씩 실천해 가는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의 겸손한 깨달음에서 그 품격이 더 빛나고 있다.
잘 읽히지 않는 고전을 강제적으로 읽는다고 지식과 지혜가 성장하지 않는다. 이 책이 꼭 청년들에게 읽혔으면 하는 점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콘텐츠 속에서 보물을 찾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이 주는 유익함은 그런 기쁨을 찾는 순간에서 얻어질 것이다. 오랜만에 잘 구성된, 잘 짜인 인문학의 정수를 섭취한 느낌이다. 그래서 책 만드는 과정에서 잠깐 지칠법한 순간에도 이 책 속의 말과 글을 되새기며 중간중간 힘이 날 때가 있음을 살짝 밝히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