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은 20세기 발생하여 한국 사회의 구조와 문화적 특징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중요한 사건이다. 많은 학자들이 한국전쟁의 정치·사회적 의미에 대해 분석하고 있고 적지 않은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당시 사회를 살아갔던 일반 민중들의 생활사와 이른바 ‘고난사’에 대한 많은 자료 수집이 선행되어야 해석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만순은 20여 년간 현장을 홀로 누비며 많은 자료 발굴과 인터뷰를 통해 훗날 한국전쟁을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의 글은 당시 민중들이 겪었던 아픔과 절망에 대해 풍성한 감성을 곁들여 기술하고 있고, 이것은 훗날 한국전쟁 당시의 망탈리테를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업적이다. - 노용석(부경대 교수, 제1기 진실화해위원회 유해 발굴 담당)
한국전쟁전후사를 다룬 수많은 책이 있지만, 박만순의 저서들은 고유한 가치가 있다. 20년간 발로 뛰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 학살 사례를 발굴, 기록, 취재한 생생한 자료와 사연이 담겼기 때문이다. 이념과 전쟁이라는 광풍이 평범한 개인들의 삶을 어떻게 유린하며, 극단적 상황에서 인간이 얼마나 비이성적이고 악할 수 있는지 이 책의 미시사는 서늘하게 경고한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도 생명을 지키는 선택을 한 사람들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의 구차함을 질타한다. 이념을 초월하여 꽃피운 인간애는 희망과 전망을 제시한다.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는 길은 덮고 지나가는 데 있지 않다. 사실과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함께 살아갈 힘을 주어야 한다. 박만순은 긴 세월 한 역할을 묵묵히 해왔고, 이 책은 그 노력의 열매이다. 어떤 역사 교과서보다 많은 이야기를 건네는 책이기에 진심을 담아 추천한다. - 선안나(동화 『잠들지 못하는 뼈』 저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