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기에 가장 저렴하고 가장 맛있는 제철 식재료,
경이로운 자연의 시간을 오롯이 담아낸 사계절 레시피 48
그리고 계절을 저장하는 방법 ‘잼’ ‘술’ ‘피클’까지
평소 브랜딩 에이전시에서 F&B 콘텐츠를 만드는 본업 외에도, ‘계절 수집 클럽’이라는 오프라인 모임을 주최하고 요리 유튜브와 SNS 채널을 운영하며 자칭 ‘제철 재료 전도사’로서의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후암동삼층집’. 그의 첫 레시피북 『오늘 이 계절을 사랑해!』에서는 각 계절마다 12가지씩, 총 48가지의 제철 식재료를 엄선했다. 봄에는 딸기, 냉이, 마늘종, 여름에는 초당옥수수, 참외, 감자, 애호박, 가을에는 무화과, 버섯, 은행, 겨울에는 시금치, 가리비, 파래 등등이다. 각각의 특성과 신선한 것을 고르는 팁, 그리고 조리 방법 혹은 보관 방법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조리 전 재료 준비 단계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가장 맛있을 제철의 시기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그래프로 표기했으며, 더불어 이 책에 수록된 모든 제철 재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연간 계절도감’을 수록했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1월, 혹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꺼내보며 장을 보거나 식단을 구성할 때 참고하기 유용한 팁이 되어줄 것이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재료를 중심으로 레시피가 연결되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후무스, 샐러드, 수프와 같은 〈전채 요리〉, 파스타, 리소토, 그라탱, 솥밥, 찜, 오픈 샌드, 구이, 카레 등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메인 요리〉, 아이스크림, 그라니타, 당절임과 같은 〈디저트〉까지도 촘촘하게 수록되어 있다.
모닝글로리 볶음, 쏨땀, 뽈뽀, 살사, 당근 라페, 감바스 알 아히요 등 이국적인 메뉴를 우리나라 제철 재료 미나리, 참외, 주꾸미, 자두, 단감, 굴과 접목시켜 ‘후암동삼층집’만의 해석으로 풀어낸 메뉴들도 눈에 띈다. 트위터에서 수많은 RT 기록을 세우고 많은 이들의 후기와 극찬이 쏟아진 계절 메뉴 ‘금귤정과’ ‘장어 없는 장어덮밥’과 팝업 마켓을 열 때마다 품절될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던 ‘달래 버터’ 등의 레시피도 자세히 수록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이 밖에도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애호박 라자냐롤’, 예로부터 천연 보약으로 통했던 ‘뿌리채소 구이’ 등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긴 메뉴, 그리고 평소에 쉽게 도전해보기 어려웠던 ‘율란’과 ‘배숙’ 같은 만듦새마저 아름다운 우리나라 전통 디저트 역시 소개한다.
덧붙여, 찰나의 순간 지나가버리는 계절을 저장하는 방법으로 ‘후암동삼층집’은 3가지 저장식, 잼, 술, 피클을 제안한다. 이 역시 계절별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앞서 안내한 사계절 요리와 함께 먹기에도 훌륭한 곁들이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48가지 요리와 12가지 저장식을 조합하면 여럿이 모이는 손님 초대상 구상을 하기에 충분하다. 혼자 혹은 둘이서 단출하게 먹고 싶은 날에는 한두 가지 레시피만으로 간편하면서도 근사한 식탁이 완성될 것이다.
계절의 맛을 따라가다 보면,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비건 지향
비건, 락토 오보, 페스코 3단계 표기
자연의 시간에 맞춰 제철 재료를 챙겨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비건 지향을 실천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 거의 대부분의 레시피에는 아래와 같이 3단계로 나누어 그래프로 표기했다.
- 동물성 재료 없이 계절 재료로 만든 ‘비건’
- 동물의 고기는 먹지 않으나 우유 제품과 달걀을 허용하는 ‘락토 오보’
- 육류와 조류를 제한하고 생선 등의 해산물은 허용하는 ‘페스코’
이는 이미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지향하는 단계에 맞춰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하는 동시에 친절한 가이드가 될 것이며, 한번쯤 비건식을 시도해보고자 했던 사람에게는 부담스럽지 않게 접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앞으로 계절을 이렇게 기억해보면 어떨까요?
봄은 딸기, 여름은 초당옥수수, 가을은 무화과, 겨울은 시금치!
평소 무심히 다듬고 조리하기만 했던 식재료들의 구석구석을 밀착 포착한 사진 역시 감각적이면서도 정교하다. 단순히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이 아닌 하나의 오브제로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듯 저마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책에 수록된 사진 전반의 비주얼 작업은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와 제품 화보 촬영 등에서 독보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스튜디오 세탁선에서 맡아 진행했다. 완성된 요리뿐 아니라 각 계절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담아낸 아름다운 사진은 눈과 침샘을 동시에 자극한다.
유독 피곤하고 지친 날, 벌러덩 누워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싶은 날에도, 이 책 한 권이면 집 앞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제철 재료 한두 가지만으로 손쉽고 간편하게 나를 위한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경이로운 계절의 시간을 오롯이 담아낸 제철 요리는 매끼 차려야 하는 평범한 식탁도 이토록 분명한 감각으로 채워준다. 평범한 일상에 계절을 한 스푼 더하면 우리의 매일매일은 한층 선명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선명해진 시절의 모여 우리 삶의 해상도가 높아짐은 물론이다.
우리에게 지금 이 순간은 지금뿐인 것처럼, 계절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 하루하루 계절의 맛을 따라가다 보면 매일이 제철이라고 느낄 수 있다. 계절 재료는 ‘지금’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길잡이다. 계절의 작물을 요리하며 느끼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기운은 요리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 책과 함께라면 “계절의 맛을 따라가다 보면 한 해가 지루할 틈이 없다.”는 ‘후암동삼층집’의 슬로건처럼 우리의 1년은 매일 총천연색으로 다채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