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부조리, 고난, 비극, 모순, 의심 속에서 기독교에 회의적인 교양인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한 기독교 신앙의 탐구자
저는 성인이 된 후 대부분의 시간을 진지한 기독교 신앙의 탐구자로 살아왔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단 중 한 곳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지만, 젊어서부터 그 교단이 그어놓은 경계를 넘나드는 독서와 사유의 여정을 이어왔습니다. 책은 딸의 질문과 제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딸의 질문은 기성 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당돌하게 느껴질 것이고, 제 대답 역시 기존의 기독교 문법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꽤 발칙하게 여겨질 것입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교단에 속한 교회에 몸담고 있는 제가 이런 내용을 책에 담아 펴내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러나 딸의 진지한 질문 앞에서 정직한 아빠가 되지 않을 도리는 없었습니다.
딸의 당돌한 질문 그리고 아빠의 발칙한 대답
성서는 어떠한 오류도 없나요?
참된 그리스도인은 교회 잘 다니는 사람인가요?
기독교 세계관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나요?
세계기독교는 기독교 세계관과는 뭐가 다른가요?
왜 제게는 하나님이 나타나지 않는 거죠?
아빠는 일상에서 하나님을 만난 적 있나요?
하나님 아버님 말고 하나님 어머니일 순 없는 건가요?
인간이 죄인에서 벗어날 길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뿐인가요?
선한 일을 위해서는 잘못된 것과도 타협해야 하나요?
하나님이 계신 데도 왜 죄 없는 사람들이 고통당하죠?
공동체를 위해 진실을 감추는 게 옳은 일일까요?
기독교의 진리란 확고하게 고정된 것인가요?
역사에서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나요?
왜 다윗은 용서받고 사울은 정죄를 받아야 하죠?
잘못된 권력에 순종하는 것도 하나님께 순종하는 건가요?
종교가 사라진다면 오히려 세상이 평화로울까요?
요한계시록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아빠는 ‘부활’이 진짜로 있다고 믿나요?
왜 그리스도인들은 환대를 베풀어야 하나요?
한국 기독교가 다른 종교에 폭력적인 이유는 뭘까요?
동네에 이슬람 사원이 들어온다면 반대해야 하나요?
여성이 목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인가요?
팬데믹에서도 예배를 멈추지 않는 게 맞는 건가요?
왜 우리는 세계의 고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죠?
좋은 기독교인이 되려면 어떤 공부가 필요한가요?
딸의 질문에 대한 제 대답의 실마리는 대부분 제가 읽은 책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개인적 탐구의 중요한 고비마다 앞길을 인도해준 결정적 스승이 바로 책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기독교에 회의적이 되어가는 딸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면서, 동시에 기독교라는 대양을 항해하는 과정에서 제게 길잡이와 나침반이 되었던 책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각 장의 말미에 각각의 주제에 관해 관심 있는 분들이 참고할 만한 도움책을 각각의 질문마다 소개했습니다.
기억하렴. 의심하지 않는 신앙, 질문하지 않는 성서 읽기는
언제나 사람을 화석화된 교리와 탐욕스러운 교권의 노예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의 성서 읽기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과 많이 다르다. 성서 속에서뿐만 아니라 철학, 인문, 과학, 문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이해 가운데 성서를 해석한다. 신앙을 가진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충실하게 성서 공부를 해온 저자의 독서량과 이해 수준은 놀라울 따름이다. 딸이 던지는 25개의 질문에 답하면서 여러 분야와 여러 시각의 책 119권을 소개한다. 한국교회에 이런 지적인 평신도가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