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우리 기업은 많은 변화를 경험해왔다. 변화의 핵심에는 항상 성과주의가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인사시스템을 설계할 때는 성과주의를 전제로 설계하곤 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성과주의가 과연 무엇인지, 성과주의를 굳이 경영방침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했다. 성과 추구는 경영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기에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은, 어찌 보면 단순한 주장처럼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과주의를 비판하는 저자들의 지적과 식견은 예사롭지 않다.
[성공하는 조직관리, 인재가 크는 조직]은 콩카페 대표이사, 글로벌기업 경영컨설턴트, 외국계 기업 HR파트너(인사조직관리자), 대학교수, 네 사람의 자기 고백서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기업에서 횡횡한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의 성찰과 반성을 담았다. 성과주의는 개인 간 보상 차별화가 아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는 성과평가(인사고과) 점수순이 아니다. 성과주의 인사시스템을 실행한 기업은 정글의 법칙만 남았다. 점수, 등급 위주의 상대평가 때문에, 오늘도 우리 기업의 구성원들은 소모적인 경쟁을 한다. 시너지를 창출해야 하는 기업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일삼는 아이러니를 발생시키고 있다.
저자 사인방은 인사팀을 해체하라는 파격적인 주문을 한다. 관행이 된 성과주의 인사관리에서 벗어나 새롭게 조직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조직관리자(리더), 구성원, 인사부서가 조직관리의 세 주체인데, 이 중에서 조직관리자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조직관리가 세 주체 간의 다이내믹한 예술 행위가 되도록 조직관리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장경영의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다. 조직관리에서 현장에 있는 리더가 핵심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는 당연한 논리를 그동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기업이 구성원을 신규 채용했을 때 그 구성원은 이미 인재였다. 그러므로 기업은 그 직원이 회사가 추구하는 성과를 내는 인재로 육성하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인재 육성도 조직관리자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설파한다. 조직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매니저가 활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저자들은 돈이 주가 되는 성과관리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조직경영을 주장한다.
[성공하는 조직관리, 인재가 크는 조직]은 흥미진진한 스포츠팀 사례, 조직관리자(매니저) 중심의 외국기업 사례와 국내기업의 조직관리모델 사례도 담았다. 저자들은 학계에서 검증이 된 조직공정성(organization justice)을 간단히 소개한다. 공정성 이론의 4가지 요인은 전적으로 개인의 주관적 판단이다. 그러므로 객관적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우리 사회는 조직공정성의 4가지 핵심 요소 중 지나치게 분배 공정성에 얽매이고, 이는 근시안적으로 조직을 경영하고 장기적인 경쟁우위와 구성원을 통한 가치 창출을 저해하게 만든다. 이를 극복할 때,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